↑ SNS 상에서 각종 인테리어 페이지의 인기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10~5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인테리어 페이지 수만 수십개다. [사진 = 페이스북 캡쳐] |
페이스북엔 10만~5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인테리어 페이지가 수십개에 달하고 인스타그램에선 '집스타그램'(집+인스타그램), '방스타그램'(방+인스타그램) 같은 해시태그가 유행하고 있다. #인테리어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인스타그램에서만 400만개가 넘는 게시글이 나온다. 한국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막 1000만명을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인기다. 이들은 전폭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SNS를 벗어나 앱을 출시하고 홈페이지를 만들어 자체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 인기 인테리어 페이지 `집꾸미기`는 비싼 가구나 벽지가 아니라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소소한 소품을 주로 취급한다. [사진 = 집꾸미기 홈페이지 캡쳐] |
집꾸미기를 운영하는 업체 '오스퀘어'는 그야말로 고공 성장 중이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오스퀘어는 작년 설립 5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엔 60억이 넘는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비결은 2030을 위해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소소한 소품을 주로 다룬 것이다. 집꾸미기에선 수건이나 옷걸이, 고무장갑 등이 모두 인테리어 용품이다. 비싼 가구나 벽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적거래액은 이미 400억을 넘어섰다. 지난달 품절 대란을 일으킨 3만원대 스팀다리미의 경우 아직 재입고가 불투명할 정도로 인기다.
이는 적은 돈이지만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려는 2030세대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이들은 집을 재산수단이 아닌 개성을 표현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늘어나는 비혼률과 저출산의 여파를 딛고 인테리어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젊은 1인 가구 덕분이다. 이미 전체 가구의 27.2%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국내 가구·홈인테리어 업계에서 이미 '큰손'으로 불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 역시 지난 2008년 7조원에서 2016년 12조 5000억원으로 커졌다. 2023년엔 18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 인테리어 페이지 `오늘의집`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인테리어 경험을 공유하는 온라인 집들이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 오늘의집 홈페이지 캡쳐] |
또 다른 인테리어 페이지 '오늘의집'은 홈페이지에 '온라인 집들이' 코너를 따로 만들었다. 온라인 집들이란 자신이 한 인테리어를 찍어 소개하는 것으로 주방이든, 화장실이든 자신의 거주공간이기만 하면 된다. 깔끔하지 않아도 되고, 공간 전체가 아닌 책상 일부분을 찍어 올려도 된다. 올라오는 집은 대부분 6~10평의 작은 원룸이다. 인테리어에 사용된 소품과 비용은 사진을 클릭해 확인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게시글은 바로 '셀프 리모델링' 관련 글이다. 시공업체를 불러 진행하는 인테리어는 큰 비용이 들어 부담이지만 셀프 리모델링의 경우 시간은 많이 들어도 저렴한 비용으로 진행할 수 있어 특히 신혼부부들에게 관심이 높다. 이들은 낡고 오래된 집을 각종 리모델링을 통해 자신만의 공간으로 만들었던 경험을 공유한다.
↑ 오늘의집에서 운영하는 셀프가이드 시스템. 원하는 인테리어 방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 = 오늘의집 홈페이지 캡쳐] |
심미적 만족감 위해 페이지를 구독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실히 저축하면 집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던 부모 세대와 달리 2030에게 내 집 마련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좋은 경치를 가진 집과 예쁜 인테리어를 보며 일종의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다.
올해 초 졸
[디지털뉴스국 송승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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