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꽉 조이거나 활동하는데 불편한 교복을 '편안한 교복'으로 바꾸기 위한 공론화 작업이 시작된다.
29일 서울시교육청은 30일 종로구 청사에서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단' 발대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교복과 관련한 공론화 추진단이 만들어진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교복의 불편함에 대해 언급할 정도로 교복을 편안하게 바꾸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잇기 때문이다.
추진단은 단장을 맡은 김종욱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외부위원 5명과 학생·학부모·교원위원 8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9월까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공론화 의제를 도출하고, 학생 300명 가량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진행해 숙의자료를 만들 계획이다.
이후 학생·학부모·교사·전문가가 참여하는 300여명 규모 시민참여단은 숙의자료로 토론을 벌이고, 11월께 '편안한 교복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방침이다. 학교들은 이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내년 자율적으로 교복 규정을 바꾸게 된다.
한편 이같은 가이드라인이 일부 학교의 지나치게 엄격한 가이드라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올해 스쿨미투가 발생한 학교들을 조사한 결과 지나치게 엄격한 학칙이 학생들로 하여금 쉽게 저항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에 따르면 센터는 올해 스쿨미투가 발생한 학교 학칙을 조사한 뒤 이들 학교에 학칙개정을 권고했다.
실제 이들 학교들의 학칙을 살펴보면 '여름에는 교복 안에 흰색·연분홍색·베이지색 등 속옷과 속치마(속바지)를 착용한다'는 규정이 있었다. 겉에서 보이지 않는 속옷색마저 학칙으로 제한한 것이다.
또다른 학교에선 '학생생활규정' 아래 '용의 복장 세부규정'을 둘 정도로 학칙이 엄격하고 세세했다. 이를테면 '겨울에 셔츠 대신 입을 수 있는 폴라티는 검은색 회색 흰색 갈색 중 하나여야 하며 무늬가 있거나 목이 늘어져 있어선 안된다'는 형식으로 학생들의 복장을
윤명화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은 "(스쿨미투가 발생한 학교) 학칙을 보면 내용이 딱딱하고 복장 등을 세세하게 규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 학교 학생은 실제 '학칙이 엄격하다 보니 교사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생각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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