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의 한 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이던 결핵 환자가 병원을 벗어난 지 나흘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폐쇄병동이 아니다 보니 결핵 치료를 받던 환자들의 무단이탈이 비일비재해 전염 관리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노태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좁은 길로 승합차 한 대가 들어옵니다.
폐결핵을 앓고 있는 46살 김 모 씨를 호송하기 위한 특수 구급차입니다.
▶ 스탠딩 : 노태현 / 기자
- "김 씨는 입원 치료를 받던 병원을 무단이탈해 모텔에 투숙하고 있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결핵전문병원인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격리 병동을 빠져나와 나흘 동안 서울을 활보한 겁니다.
올해 이 병원에서만 벌써 열 번째.
지난달에는 환자가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는 바람에 열차를 소독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해당 병원을 가보니, 결핵환자들이 병동을 자유로이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 인터뷰(☎) : 서해숙 / 서울시립서북병원 진료부장
- "탈원하지 못하게 설득하고 교육을 한다고 해도, (일반병동에서) 밤새 환자들이 어떻게 활동을 하는지 일일이 체크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결핵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않고 탈원할 경우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전염 위험이 있기 때문에 폐쇄병동에서의 일시적 격리 치료가 필요합니다.
▶ 인터뷰 : 박찬병 / 서울시립서북병원장
- "밀폐된 공간에서 (기침을 할) 경우에 주변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국민 보건을 위해 가능하면 완치될 때까지는 일정한 폐쇄병동에…."
무단이탈을 막기 위해 병원측은 정부에 폐쇄병동 건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3년째 건립비용 40억 원 확보가 안 돼 미뤄지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결핵 발생률은 OECD 평균의 7배로 OECD 국가 가운데 1위.
결핵 환자 이탈 때마다 추격전을 되풀이하기보다는 정부의 체계적인 관리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노태현입니다. [nth302@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