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월평동에 위치한 제주중앙고등학교(교장 채칠성)는 2016년 제주 최초의 혁신학교인 '다혼디 배움학교'로 지정됐다. 혁신학교 선정 시 창의적인 교육과정과 다양하고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며 각종 예산도 지원받게 된다. 제주중앙고는 다혼디 배움학교로 지정된 이래 △존중과 참여의 민주적인 학교 문화 △배움과 성장이 있는 학습공동체 △교육활동·학생중심의 학교운영 △협력하는 교육공동체를 지향하며 '학생자치법정' '사제동행 한라산 등반 성찰교실' '제주문화상징 교과 개설' '문제해결 능력 함양프로젝트 체인지 메이커 실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학부모·지역사회·동문이 참여하는 교육공동체를 구성해 '지역인재 만들기 프로젝트' '꿈·끼 탐색 프로그램' '마을프로젝트 실행' '학부모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끝에 제주중앙고는 가시적인 교육 성과를 내고 있다.
◆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학생 만족도 UP 취업도 UP
제주중앙고는 특성화계열인 '문화콘텐츠과' '금융비즈니스과'와 인문계열인 '보통과'로 구성돼 있다. 문화콘텐츠과는 4차산업혁명 및 ICT 융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콘텐츠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미디어콘텐츠, 영상제작,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제작 교과가 편성돼 있다. 산업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산학협력을 통해 이론과 실무가 조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금융비즈니스과에서는 금융·회계·증권·세무·마케팅 등을 배우며 현장 실무 및 서비스 기능을 습득하고 새로운 개념의 상거래에 대한 이해와 구축능력 등을 함양해 지식서비스와 실무적 기능을 겸비한 인재로 육성된다.
창의적인 교과과정 편성이 가능한 혁신학교의 장점을 살려 제주중앙고는 'NCS 기반의 실무중심형 수업'과 '기업 맞춤형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또한 '직업기초능력 기본 교육'을 강화하고 '산학협력 MOU 체결' 및 '취업역량 강화프로그램'을 집중 운영했다. 취업동아리 활성화 차원에서 다혼디 공감프로그램으로 희망 직종별 15개의 취업 동아리를 운영하며 취업마인드와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현장적응력을 함양해 취업률을 제고하고 있다. 자격증 준비반을 통해 MOS, ITQ 등 각종 전산 자격증과 국가공인 경제경영이해력인증시험(틴매경TEST), 전산회계, 전산세무 등 금융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그 결과 최근 3년간 재학생들이 한국은행·국가직 행정공무원·공무원연금공단 등 공공기관과 KDB산업은행·우리은행·KB국민은행·NH농협은행·제주은행·신협 등 금융권, KAL호텔·메종그래드·네오플 등 여러 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낳았다.
양정규 제주중앙고 취업지원부장은 "학생의 희망 직업별로 직무가 다르기 때문에 진로탐색기간에는 맞춤형 진로탐색을 하고 있다"며 "역사와 전통이 있는 본교의 지역 내 네트워크와 교사들의 인적 구성 또한 매우 튼튼하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좀 더 전문적이고 지속적으로 학생을 지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부장은 이어 "도내에 은행원이 되려는 여학생이 많다. 본교는 남녀공학이지만 여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소수정예의 장점을 살려 집중적으로 취업문을 열어주고 있고 여학생들의 성과도 좋다"고 자랑했다.
재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강은주 양(금융비즈니스과 1학년)은 "제주중앙고를 나온 친척들의 권유와 다양한 학생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것을 보고 주저없이 지원했다"며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학교 생활의 매력으로 뽑았다. 강양은 "취업 동아리 외에도 관악부 활동도 하고 있는데 댄스반, 운동부, 바리스타, 독서반 등 50여 개가 넘는 동아리를 운영하는 학교는 흔치 않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신채은 양(금융비즈니스과 1학년)은 "정교하게 짜여진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면 나도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긴다"며 "학교에서 대부분의 비용을 지원해 줘 학생 부담이 없어 좋다"고 말했다.
↑ 지난 18일 국가공인 경제금융이해력인증시험(틴매경TEST)에 응시한 제주중앙고 취업동아리 학생들이 교내 독수리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태형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
한국은행·공무원연금공단·네오플 등 취업처도 다양
학교 측의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과 교사들의 헌신적인 지도로 제주중앙고 학생들은 꾸준한 취업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일반사무직원(C3)으로 근무 중인 전성준 군(금융비즈니스과 18년 졸업)은 고졸채용 제도의 장점을 살려 취업에 성공했다. 전군은 "당초 일반고에 다니는 형을 따라 나 역시 일반고에 진학하려 했다"며 "우연히 특성화고 출신 졸업자들이 고졸채용 제도를 통해 금융권, 공기업, 공공기관 등에 취업하기 유리하다는 기사를 접한 후 진로를 고민하게 됐다"며 특성화고 진학 계기를 밝혔다. 전군은 "도내 특성화고 관련 정보를 무수히 검색했고, 그 결과 금융권 취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제주중앙고를 선택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입학 직후 3학년 선배들이 금융권·공기업 취업을 위해 모든 정열을 쏟는 것을 지켜보면서, 전군 또한 금융권 취업 목표를 굳히게 됐다. 취업반 선생님과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학습계획과 미래 설계에 대해 꾸준한 조언을 얻었고, 대한민국 금융의 심장이라는 한국은행을 취업 목표로 정하게 됐다. 이 후 학생회 취업부장을 맡으며 '전산회계 1·2급', '전산회계운용사 2급' 등 무려 17개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내신 관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전군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후배들에게 "학교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줘 취업 준비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고, 공부도 잘 돼 한국은행에 입사할 수 있었다"며 "취업에 뜻이 있다면 제주중앙고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진학을 권유했다.
지난 6월 게임 개발사 '네오플'에 입사한 김유리 양(문화콘텐츠과 18년 졸업)은 학생의 적극적인 취업 준비로 취업에 성공한 경우다. 애니메이터가 되고자 제주중앙고 문화콘텐츠과를 선택한 김양은 애니메이션 창작만화부 동아리 활동을 하며, '교내 카툰공모전' '제주 청소년만화페스티벌' 등 각종 공모전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분야에 취업하고자 했던 김양은 네오플이 주관한 '2017 던파 2D그래픽실무자 양성과정'에 지원했다. 강사로 나선 네오플 개발자들의 강의를 들으며 꾸준한 노력한 결과 인턴을 거쳐 교육생 중 당당히 정규직 입사에 성공했다.
↑ 특화된 교육과정과 맞춤형 취업 지도로 주목받는 제주중앙고가 도내 취업 명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제주중앙고] |
3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삼성화재에 합격한 이지선 양(금융비즈니스과 3학년)도 취업반 활동을 성실히 해 취업에 성공한 경우다. 취업 선배와의 만남을 통해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 삼은 이양은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NCS 직업기초능력시험을 대비하는 취업반 방과후 수업에 성실히 참여해 실전 대비 능력을 길렀다. 이양은 "장래에 대한 별다른 생각 없이 입학했지만 학교의 여러 취업 프로그램 덕에 진로를 찾을 수 있었다"며 "아낌없이 도와준 선생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채칠성 제주중앙고 교
[유태형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