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시작됐지만 모두 기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답답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받아야 할 월급을 받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이들입니다.
안병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용인시의 한 전원주택단지 공사장에서 일했던 50대 최 모씨는 석 달 치 임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최씨는 이번 설 연휴 귀성도 체념했습니다.
▶ 인터뷰 : 최 모 씨 / 임금체불 피해자
- "원래는 (고향으로) 갈 계획이었죠. 근데 이거(임금체불)때문에 지금 아무것도 못하고 있어요. 이거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같은 공사장에서 최 씨와 같이 피해를 본 사람은 40여 명으로 받지 못한 임금만 4억 원이 넘는 상황입니다.
경영난에 시달리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제일병원도 아직 해결되지 못한 임금체불 규모가 2백억 원대에 달합니다.
▶ 인터뷰(☎) : 제일병원 퇴직자
- "체불이 해결될 때까지 그냥 기다리고 있는 거거든요. 몇 개월 치 임금이랑 퇴직금 정도 체불된 거죠."
기업들의 임금체불은 개선되기 보다는 오히려 악화되는 추세.
▶ 스탠딩 : 안병욱 /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임금체불액은 역대 최대규모인 1조 6천여억 원을 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기 탓만 할 게 아니라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약한 게 문제라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이상혁 / 노무사
- "반의사불벌죄여서 임금체불의 경우에 처벌이 안 되거든요. 실제로 처벌도 잘 안 되고. 사실 사용자가 받는 불이익이 없습니다."
설 연휴가 더 답답한 노동자들,
체불 기업들에 대한 근로감독과 법 제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obo@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