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 행정대집행으로 강제철거를 했지만, 몇 시간 만에 다시 천막이 세워졌거든요. 두 번째 강제철거에 나섰을 때는 철거 직전에 우리공화당이 스스로 천막을 접었지요. 불법이다, 아니다를 떠나 공권력을 조롱하고,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지고, 이런 볼썽사나운 갈등이 석 달 째니 메시지가 아무리 좋은들 설득력이 있을까요.
서울시 역시 법 집행 이전에 소통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해봤는지 궁금합니다. 정치는 설득의 미학이자 소통이라면서요. 그런데 만나기도 싫고 얘기하기도 싫고, 그저 불법으로 엄단한다며 공권력을 행사하려 했지만 막혔고, 그러다 보니 무리하게 재판에 기댄 건 아닌가요. 게다가 어떤 집회는 서울시의 법과 원칙을 싹 비껴가기도 합니다.
지난 20일, 광화문에 울려 퍼진 이석기 석방 구호. 누가 봐도 정치적 집회인데, 서울시의 원칙대로면 허가해선 안 됐죠. 그런데 허가했습니다. 정치적인 행사인지 '전혀 몰랐다'고 하지만, 어떤 건 되고 어떤 건 안 되고,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건 '원칙'이 아니죠.
1만8천㎡나 되는 시민의 쉼터가 언제부터인가 집회와 구호만 난무하는 싸움터가 됐습니다. 주말에 광화문에 나들이라도 나가면 차가 막히고 귀가 아파서 살 수가 없을 정도가 됐죠. 천막 신경전으로 들어간 세금은 또 얼마나 많은지 이번에 벌써 수억 원이 들어갔다죠.
광화문광장,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건가요. 이런 후대의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을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께도, 참 면목이 서질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