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무는 들개 어쩌나…인천시, 포획 방해 주민에 `속앓이`

↑ 포획된 들개.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인천시 서구]

최근 인천 도심에 들개가 잇따라 출몰해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사람이 물리는 피해까지 발생하면서 지자체가 포획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일부 주민 방해로 속앓이는 더 커지고 있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강화·옹진군을 제외한 8개 기초단체에 들개가 출몰해 무섭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해당 지자체들은 포획용 틀로 들개를 잡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올해부터는 전문업체와 계약해 들개를 포획하고 있다. 현재 5개 지자체에서 90여마리의 들개를 포획했다.
특히 지난 5월 22일 인천시 남동구 인천대공원에서 갑자기 나타난 들개에 한 여성이 물려 다치는 피해 사례가 나온 이후 지자체들은 들개 포획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이 포획을 방해하면서 주민간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지자체의 들개 포획 조치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포획 틀을 닫아버리거나 훼손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일 서구 마전동에서는 한 주민이 들개를 풀어주고 포획틀 앞에 돌무더기를 쌓아 포획을 방해하는 일도 있었다.
포획 업체 관계자(수의사)는 "포획을 방해한 주민을 확인하기 어렵다 보니 대응도 쉽지 않다"면서 "자체 비용을 들여서라도 CCTV를 설치하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일부 주민들의 포획 방해 움직임에 포획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들개가 사람을 무는 피해까지 발생했다"면서 "들개가 불쌍하다고 음식까지 주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들개 출몰을 부추겨 방어력이 약한 어린아이 등을 더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불안하니 들개를 잡아달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잡지 못하게 해 중간에서 대처하기가 난감하다"면서 "들개는 유해조수로 분류돼 있지 않아 멧돼지 처럼 일망 타진도 어려운데 법적 미비가 어떤 식으로 든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들개는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반려견이 시간이 지나면서 야생화된 유기견으로 음식 등을 찾아 도심에 자주 나타나면서 주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역 내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유기견 수는 2016년 3426마리에서 2017년 3956마리, 2018년 4547마리로 증가하는 추세다.
[인천 =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