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세워진 고가의 오토바이 90여 대를 훔쳐 되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간단한 공구 하나로 단 10초 만에 첨단 보안장치를 무력화했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늦은 밤 한 남성이 길가에 세워진 오토바이 주변을 서성이다 운전석에 올라탑니다.
별다른 움직임 없이 곧바로 시동을 거는 모습이 영락없이 오토바이 주인인 것처럼 보이지만, 경찰 카메라에 찍힌 절도 채증 화면입니다.
61살 장 모 씨는 직접 만든 공구 하나로 단 10여 초만에 보안장치를 해제하는 동시에 시동을 걸 수 있었습니다.
공구를 열쇠 구멍에 넣고 돌리는 간단한 방식으로 고가 오토바이의 첨단 보안 장치를 무력화했습니다.
▶ 인터뷰 : 장 모 씨 / 피의자
- "강제로 넣고 돌리는데 뭐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깊이 쑤셔 박고 돌리면 되는 거에요."
경찰은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장 씨가 고도의 절도 수법으로 일명 '신의 손'으로 불려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잠금장치에 보안장치까지 있었지만,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이었습니다.
▶ 인터뷰 : 정대섭 / 서울 강북구
- "보조키를 잠그고 쇠사슬로 묶어서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없어지니까 너무 황당했죠."
훔친 오토바이는 작업장으로 옮겨 위조한 차대번호를 새겨 넣고, 가짜 서류를 꾸며 구청에 등록하면 새 오토바이가 돼 팔려나갔습니다.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장 씨 등 일당 7명은 고가 오토바이 90여 대를 훔친 뒤 되팔아 1억 원을 챙겼습니다.
경찰은 장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장물 판매업자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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