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통화 악용 '유령콜' 수십억 챙겨

【 앵커멘트 】
이동통신업체의 무료통화 요금제를 악용해 수십억 원을 챙긴 LG데이콤 간부 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른바 '유령콜' 수법을 쓴 건데요. 이기종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수법은 이렇습니다.

둘 사이의 통화요금이 없는 한 이동통신사의 커플요금제에 가입합니다.

커플 한 쪽이 전화를 걸면 이 전화를 지정된 다른 유선전화 회선으로 연결합니다.

LG데이콤의 유선망을 빌려 ARS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업자에게로 연결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통화 당사자 간 통화료는 나오지 않지만, 이동통신사는 LG데이콤에 통화시간만큼 접속료를 내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른바 '유령콜'로 지난 2007년 10월부터 다섯 달 동안 이동통신사에서 LG데이콤에 지급된 접속료만 26억 원, 이 가운데 12억 원은 유령콜 수법을 쓴 별정사업자에게 넘어갔습니다.

▶ 인터뷰 : 김혜진 / SK텔레콤 홍보팀 차장
- "과도하게 통화를 유발해서 금전적인 피해를 줬을 뿐만 아니라, 통화가 많이 집중되면 통화장애가 일어나서 고객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명의를 빌려 가입한 수백 대의 휴대전화를 '유령콜' 프로그램에 연결해 한꺼번에 통화를 발생시켜 일부 지역에서 4차례나 통화장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LG데이콤 간부 39살 신 모 씨가 사업자들을 모집해, 프로그래머를 소개하는 등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 인터뷰 : 구 모 씨 / 통신 별정사업체 M사 대표
- "(신 씨가) 법인을 만들고 개인 휴대전화에 가입해서 서로 통화를 하게 되면 나머지 기술적인 부분은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고 해서 했습니다."

경찰은 신 씨 등 3명을 구속하는 한편, LG데이콤이 접속료 수익을 얻은 만큼 '유령콜'을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