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등학교의 수능 성적이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학교 서열화의 도구로 악용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천권필 기자입니다.
【 기자 】
처음으로 공개된 지난해 대입 수능시험 성적에서 특목고가 초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언어와 수리, 외국어 점수를 합산한 결과 대원외고가 401점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민족사관고와 한국외대부속외고가 뒤를 이었고, 상위 10개교 중 일반고등학교는 비평준고인 한일고 한 곳뿐이었습니다.
▶ 인터뷰 : 조전혁 / 한나라당 국회의원
- "(학교별 학력) 격차가 심하다는 게 자료를 통해서 드러났습니다. 격차 해소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 스탠딩 : 천권필 / 기자
- "이처럼 학교별 수능 성적자료가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학들이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학교별 가산점을 주는 등 사실상의 고교등급제로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동훈찬 / 전교조 정책실장
- "고교등급제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입학사정관제도 결국은 고교등급제의 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학교별로 성적이 공개되면 대학은 고교등급제 유혹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고…."
당초, 자료 공개에 소극적이다가 두 달 만에 태도를 바꾼 교육과학기술부는 국회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다며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 인터뷰 : 양성광 / 교육과학기술부 인재기획분석관
- "국회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정당한 절차를 거쳐 연구목적으로 자료를 줬습니다. 학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난 학교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 목적으로 열람이 허용됐던 수능 원자료가 학교 서열화의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와 국회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천권필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