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범죄예방에 모범을 보이는 지역 인사를 범죄예방위원으로 위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범죄예방위원 중 한 사람이 거액의 위조 수표를 환전하려다 덜미가 잡혀 철창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안형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최근 서울 미근동의 한 봉사단체에 배달된 1천억 원짜리 수표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진짜 같지만 정교하게 위조된 겁니다.
▶ 인터뷰 : 김종은 / 한길봉사회 회장
- "(수표에) 하도 동그라미가 많아서 밑에 글씨를 봤어요. 그랬더니 1천 억원이 써 있더라고요. "
시중에 나도는 1천억 원짜리 위조 수표가 이것 뿐만은 아닙니다.
법무부 범죄예방위원이었던 A씨는 지난해 지인에게서 넘겨받은 1천억 원짜리 위조 수표를 환전하려다 검찰에 붙잡혔고, 최근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지난해 11월 차 모 씨에게 "김대중 정권 비자금 중 일부"라며 수표를 팔아넘기려다, 위조됐다는 걸 알아챈 차씨의 신고로 덜미가 잡힌 겁니다.
그전에는 건설업자에게 수표 원본을 넘기는 대신 보증금 200억 원을 요구했다 퇴짜를 맞기도 했습니다.
특히 A씨는 의심을 받을 때마다 자신의 범죄예방위원 신분증을 보여 주면서 "수표는 검찰에서 보관하던 것이라 진짜"라며 주변 사람들을 안심시켰습니다.
▶ 스탠딩 : 안형영 / 기자
- "검찰은 봉사단체에 전달된 수표와 A씨가 유통한 것이 비슷한 일련번호고, 같은 은행에서 발행한 것인 만큼 같은 인물이 위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법무부는 A씨가 범죄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직권으로 범죄예방위원 자격을 박탈했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안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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