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사이클 대표팀의 훈련이 치러진 10일 광저우대학 벨로드롬.
쏜살같이 트랙을 돌던 선수들이나 그 모습을 지켜보던 코치진들 모두 숨 가쁘게 움직였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바쁘게 선수들 사이를 누비는 이가 있었다.
대표팀의 베테랑 정비사 전용철(42)씨가 주인공이다.
전씨는 선수들이나 코치들이 틈틈이 숨을 돌리는 동안에도 계속 밀려드는 요청에 잠시도 쉬지 못한 채 나사를 조이고, 체인 등을 손질했다.
전씨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사이클 대표팀의 전담 정비사로 일하며 장비 관리를 맡아 온 베테랑이다.
작은 공기 저항과 무게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이클의 특성상 대표팀에서 전씨의 능력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대표팀 맏형 조호성(36.서울시청)은 "선수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아는 분이다. 선수들 모두 정비사님을 믿고 소중한 장비를 맡긴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선수들의 신체 치수부터 좋아하는 균형까지 모든 것을 알고 계셔서 최적화된 장비를 만들어 주신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전씨는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과의 믿음이다. 장선재(26.대한지적공사)는 어린 아이일 때부터 내가 장비를 손질해 줬고, 조호성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나와 인연을 맺었다"며 "그렇다 보니 내가 사이클을 만져 주면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 같다"며 웃었다.
워낙 빠른 속도를 겨루는 종목인 만큼, 사이클에서는 작은 차이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선수들이 전씨의 손길에 안심하는 이유다.
"자전거 체인이 감기는 톱니바퀴를 15개짜리로 하느냐, 14개짜리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달리는 페이스도 달라지고, 무게가 달라지면서 가속도도 다르게 붙는다"는 말을 시작으로 전씨의 입에서 수많은 전문 용어가 흘러나왔다.
전씨는 "결국 포인트는 선수에게 맞는 장비다. 오랫동안 봐 온 선수들이라 눈빛만 봐도 원하는 게 뭔지 안다. 선수의 마음과 컨디션을 읽어 가며 조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명하는 동안에도 전씨의 손은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선수들은 한번 레이스를 끝내고 돌아올 때마다 전씨 앞에 자전거를 놓고 부
전씨는 "훈련하는 동안 조율할 일이 많아 특히 바쁘다. 오히려 미리 세팅을 마치고 나면 정식 시합 때는 조금 한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내가 정비한 사이클로 금메달 4개를 땄고, 2006년 도하 대회 때는 3개를 땄다. 올해도 선수들이 금메달을 많이 따 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광저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