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구단 KT의 이른 1군 진입 필요성에 대한 야구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T는 2014년 퓨처스리그 진입, 2015년 1군 참여를 목표로 현재 팀을 꾸리고 있다. 속속 드러나고 있는 9구단 체제의 문제점이 예상 이상으로 야구판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다 NC의 사례로 본 퓨처스리그에서의 1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힘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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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균 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코치가 KT의 이른 1군 진입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을 내놓았다.
“KT의 2014년 1군 진입에 대해 찬성의 입장이다. 충분히 가능하다. 이미 합류가 결정된 이상 전체적인 판도를 고려해야 한다. 당장 내년만을 볼 것이 아니라 2015년과 그 이후까지 고려하면 조속히 리그를 정상화 시켜야 한다. 퓨처스리그에서 1년 동안 팀을 만들어서 올라오라는 입장은 단편적인 시선이다. 신인과, 타 팀에서 방출된 선수를 주축으로 1군에 올라오라는 것인데, 1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퓨처스리그에서 1군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야구팬들에게 수준높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량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NC의 현재 전력도 지난 겨울 영입된 선수들이 주축이다. 퓨처스리그에서 1년 동안 담금질을 한다고 해서 현재 높아진 한국야구 수준을 감안하면 신인선수들이 1군 무대서 주전으로 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올해가 적기다. 올해 FA로 좋은 선수들이 상당히 많이 쏟아진다. 기량이 떨어지고 있는 노장 선수들이 아니라 정점에 올라있는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겨울 NC에서는 사실 좋은 FA들을 많이 잡지 못했다. 시기적으로 선수들이 부족했다. KT가 얼마만큼의 FA를 영입할지는 모르겠지만, 의지가 있다면 팀 전력을 확실하게 바꿔놓을 수 있는 즉시전력감들이 많다.
올해 야구계는 홀수구단 체제로 진행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휴식일이 생기면서 일상적으로 팀을 응원하던 팬들의 리듬이나 흐름이 끊기면서 관심이 줄어들었다. 또한 약팀을 상대로한 1~3선발 들의 투입으로 인한 전력 양극화 현상도 심해졌다. 한번 떠난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 NC가 내년에도 다른 팀들과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정상 궤도까지 전력이 올라오는 것이 힘들다고 본다면, KT가 들어오는 2015년과 나아가 2016년까지 리그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수도 있다. 각 구단들의 입장에서는 제 자식을 내놓는 출혈이 있겠지만 이대로라면 야구판 자체에 커다란 위험이 닥칠 수 있다.
기존 구단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곳간의 문을 활짝 연다면 선수수급은 충분히 가능하다. 기존 20명 보호선수 외 1명 지명을 한 명 더 추가해 2명으로 늘리면 그 인원만 18명이다. 거기에 용병 3명, 우선신인지명 2명과 신인드래프트 선수들과 FA 핵심전력들을 합치면 1군 전력 구성이 가능하다. 추가로 기존 구단 방출 및 미지명 선수를 합치면 1군과 2군을 꾸릴 수 있다고 본다. 퓨처스리그는 미래를 위한 자원을 준비하는 곳이지 1군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곳이 아니다. 이렇게 된다면 KT는 오히려 더 나은 전력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
조직력에 대한 걱정도 크게 우려할 부분이 아니다. 이런식으로 팀이 구성된다면 모두 1군에서 주축으로 뛴 선수들이 주전이 된다. 신인들이 손발을 맞추는 것이 아니다. 경기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스프링캠프를 통해 호흡을 맞춘다면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색깔과 역할이라는 부분에서 시간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야구라는 것은 큰 테두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1군에서의 실전경험과,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역량이 더욱 중요한 부분이다.
단 과제는 프런트의 전문성과 의지다. KT의 향후 비전을 제시해 선수들에게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하다. 현재 KT의 스카우트팀이 꾸려졌는데 전력분석팀도 구성돼 프로야구 전 경기에 투입돼서 움직여줘야 한다. 또한 지난해 FA선수들이 나왔어도 NC에서는 왜 못잡았는지 KT프런트에서는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좋은 선수가 나왔을 때 FA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찰도 필요하다. 프런트에서 프로구단으로서의 신뢰와 믿음을 주는 역할을 해줘야한다. 시기적으로 지금부터 움직인다면 전혀 늦지 않다.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 나와있는 선수들에게 채워진 족쇄를 한시적으로 개방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하다, 야구판을 살찌울 수 있는 자원이라는면에서 봤을때는 이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아서 프로야구가 좀 더 수준 높은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이미 결정된 일이다. 9개구단이 동업자 정신을 갖고 양보가 필요하다. 핵심 인원인 20명안에서 달라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충분히 상생할 수 있는 것이다. 내 것을 주는 건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초기에 꺼렸던 트레이드도 충분히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당장 KT의 진입으로 경기력 저하를 걱정하기보다는 더 먼 미래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 KT로서는 현장감각이 풍부하고 구단 운영측면에서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프런트 구성이 필수적이다. 메이저리그의 단장보좌역 같은 역할의 프런트의 영입도 고려해볼만하다.
KT의 2014년 1군 진입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또한 필요한 일이다.
[전 LG·삼성 투수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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