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뒷심이 무섭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표현은 틀리지 않았다. LG가 이를 몸소 실천하면서 믿기지 않는 ‘역전 드라마’를 썼다.
LG는 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5-4 역전승을 거뒀다. 각본 없는 드라마였고, 극적인 승리였다. LG는 8회까지 0-4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경기 막바지 타선이 폭발했다. 9회 KIA 마무리 앤서니 르루를 무너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더니, 연장 10회 문선재의 결승타 및 이병규(9번)의 재치있는 베이스러닝으로 승리를 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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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으로 앞서던 KIA가 7회 LG 내야진의 실책을 틈 타, 김선빈의 희생플라이와 김주찬의 우전안타로 2점을 추가하면서 승부의 추는 기울어진 듯 했다.
그러나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최근 경기 후반 들어 막강 화력을 뽐냈던 LG는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9회 선두타자 이병규가 안타로 출루해 나가자, 이대형과 문선재가 잇달아 안타를 때렸다.
무사 만루의 마지막 찬스였는데, 더 이상 실패는 없었다. 대타 이진영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마침내 득점을 올렸다. 정성훈의 좌익수 플라이와 오지환의 1루수 땅볼로 1점을 더 추가했지만 아웃카운트는 1개만을 남겨뒀다.
LG의 추격은 그걸로 끝일 줄 알았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힘을 쥐어짠 LG는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2사 2,3루에서 손주인이 앤서니의 공을 좌중간의 절묘한 위치로 쳤다. 싹쓸이 안타였고, 승리를 낙관했던 KIA를 ‘멘붕’에 빠트렸다.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오름세를 탄 LG는 연장 10회 KIA를 격침시켰다. 이병규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데 이어 문선재가 좌측 라인 안쪽으로 떨어지는 깊숙한 2루타를 때렸다. 그라운드를 내달린 이병규는 포수 차일목이 송구를 받는 과정에서 넘어지자, 재치있게 홈의 빈 공간을
LG는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면서 5연승 행진을 달렸다. KIA와의 3연전도 스윕했다. 24승 23패로 4강 진입도 눈앞에 뒀다. 3위 롯데 자이언츠, 4위 두산 베어스와 0.5경기차에 불과하다. 충격에 빠진 KIA는 3연패와 함께 시즌 처음으로 4강 대열에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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