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가 때 아닌 망언 논란에 휘말렸다.
20일(한국시간)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을 마친 후 가진 인터뷰에서 “변한 건 없다. 뭔가 달라지지도 않았다. 솔직히, 그저 눈을 감고 스윙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치로는 이 경기에서 6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6회에는 홈런을 치기도 했는데 그 상대가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에게 시즌 3패째를 안긴 게 이치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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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의 스즈키 이치로는 20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을 마친 후 가진 인터뷰가 왜곡 전달돼 망언 논란에 휘말렸다. 사진(美 뉴욕 브롱크스)=한희재 특파원 |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해석하기는 힘들다. 통역을 거치면서 앞뒤 사정이 잘린 채 전달됐다고 봐야 한다. 또한, 이치로가 이 같은 발언을 한 배경을 짚어봐야 한다.
이치로는 올해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2001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10년 연속 타율 3할을 치다가 최근 내림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 이적 후 폭풍 활약을 펼쳐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올해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LA 다저스와의 경기 전까지 이치로는 타율 2할6푼5리에 그쳤다. 5월 31일 뉴욕 메츠전까지 타율이 2할5푼이었다. 그러나 6월 평균 타율 3할9리로 뚜렷한 오름세다. LA 다저스와의 더블헤더 2경기를 포함 최근 7경기에서 4차례나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슬럼프에서 벗어난 게 아니냐는 시선에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고 해석해야 한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산케이스포츠’는 이치로의 짤막한 인터뷰를 전했는데, 영문 인터뷰와는 사뭇 달랐다. 이치로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7회 쐐기 2타점 적시타는)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배트를 휘둘렀는데 맞았다. (노려친 것처럼 보인 건)평소 내가 그렇게 보여지고 있어서다”라고 말했다.
“아무 생각 없이 스윙했다”는 표현이 통역을 거쳐 “눈을 감고 스윙했다”로 와전됐고, 이게 다시 류현진과의 승부만을 콕 집어 이야기한 것처럼 왜곡된 것이다.
실제로 이치로는 류현진을 깎아내리지도 않았다. 이치로는 류현
논란이 됐던 이치로의 이번 인터뷰 가운데 강조되고 있는 건 ‘눈을 감고‘가 아니라 ’변함이 없는 것‘이다. 최근 활약이 특별히 변화를 준 게 아니라 평소와 다르지 않게 플레이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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