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두산 톱타자 이종욱의 유니폼은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지저분했다. 방망이는 매서웠고, 발은 쉬지 않았다. 2번 민병헌도 살아나가면 뛰었다. 한화 포수들은 한숨만 내쉴 수밖에 없었다. 이종욱의 3도루를 포함해 민병헌(2도루), 심지어 양의지까지 도루에 가담해 6도루를 기록하며 '두산표' 발야구를 살렸다.
두산은 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서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선발 투수 노경은의 8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와 이종욱(3안타 2타점), 최준석(2안타 3타점)의 지원까지 두둑히 받으며 승리를 거뒀다. 사진=MK스포츠 DB |
두산은 이날 승리로 한화전 5연승과 함께 시즌 36승32패2무로 6위를 유지하며 5위 KIA를 0.5경기차로 추격했다.
110개의 공을 던진 노경은의 역투는 완벽에 가까웠다. 노경은은 최고 구속 148㎞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질을 자유자재로 뿌리며 한화 타선을 제압했다. 3회까지 볼넷 1개만 내주며 노히트 투구를 했고, 4회 무사 1루서 송주호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실점은 없었다. 노경은은 8회까지 위기 없이 무실점으로 막아내 완봉승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마지막 이닝을 유명준에게 넘기고 시즌 5승(5패)째를 챙겼다. 또 노경은은 최근 3연승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두산의 타선도 신바람을 냈다. 이종욱은 1회부터 안타와 도루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띄웠고, 선취점은 3회에 나왔다. 3회초 선두타자 양의지가 한화 선발 대나 이브랜드를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때려냈고, 김재호의 번트 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이종욱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두산의 공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종욱이 2루를 또 훔쳐 2사 2, 3루 기회가 이어졌고, 최준석이 2타점 좌중간 적시타로 3-0을 만들었다.
5회 역시 두산은 발로 추가점을 뽑아냈다. 1사 후 민병헌이 절묘한 기습 번트로 1루에 출루한 뒤 2루와 3루를 연속으로 훔치며 한화 수비를 흔들었다. 두산은 김현수의 몸에 맞는 공까지 나오며 1사 1, 3루 찬스를 만든 뒤 또 최준석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6회 2사 2루서 이종욱이 쐐기 적시타를 터뜨리며 완승을 거뒀다.
한편 한화는 선발 이브랜드가 5이닝 8피안타 1사구 4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8패(2승)째를 당했다. 한화는 47패(20승1무)째를 당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두산 톱타자 이종욱의 유니폼이 지저분할수록 두산표 발야구는 살아난다. 사진=MK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