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류현진이 전반기 피날레를 아쉬움 속에 마쳤다. 한국인 선발 투수 최고의 시즌이었던 2001년 박찬호의 전반기도 한 발자국 앞에서 넘어서지 못했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1홈런) 2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줄곧 2점대를 지켜오던 평균자책점도 2.82에서 3.09로 훌쩍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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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한국인 최고의 전반기인 2001년 박찬호의 전반기 시즌을 넘어서지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결국 박찬호의 2001년 전반기도 넘지 못했다. 이전까지 가장 눈부신 전반기를 보냈던 한국인 투수는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2000년 당시까지 동양인 최다승이었던 18승을 거두는 등 팀내 최다승인 18승(10패)을 거두며 데뷔 이후 가장 낮은 3.27(7위)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탈삼진 역시 217개(2위)를 솎아내며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최종전에서 첫 완봉승을 거뒀고 27이닝 무실점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전반기 성적은 19경기 출장, 9승6패 평균자책점 4.17로 썩 좋지 않았다.
그보다는 2001년 전반기가 최고의 성적을 냈다. 8승5패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특히 팀 타선의 침묵으로 많은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8승에 그쳤지만 데뷔 이후 가장 뛰어난 전반기 성적을 기록하며 20승 돌파에 대한 희망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6월 케빈 브라운의 부상자명단 등재 등, 팀 사정에 어쩔 수 없이 허리 통증을 참고 출장을 강행한 것이 결국 화근이 돼 후반기 부진한 끝에 15승11패 평균자책점 3.50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230이닝으로 본인의 최다이닝을 마감한 것이 위안. 시즌 종료 후 텍사스로 이적한 박찬호는 이어진 부상으로 전성기만큼의 위력을 보이지 못했다.
5월까지만 하더라도 류현진의 페이스는 박찬호의 2000년 시즌과 2001년 시즌에 비해서 오히려 빨랐다. 5월 30일까지 11경기에 등판해 6승2패 평균자책점 2.89의 성적을 기록하며 전반기 10승 돌파에 대한 조심스러운 전망도 쏟아졌다. 하지만 6월 다섯 번의 등판서 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하고도 1패만을 안으며 조금씩 다승 레이스는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줄곧 좋은 투구를 이어갔다는 것이 위안. 지난 6일 마침내 샌프란시스코전에서 6⅓
비록 2001년의 박찬호의 전반기를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반 시즌을 보냈다. 루키로서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훌륭한 성적을 냈다. 충분히 후반기 분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는 내용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도전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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