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우천순연으로 뜻하지 않게 또 하루를 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13일 선발투수를 바꿨다. 전날 김진우 카드를 꺼냈다가 헨리 소사 카드로 교체했다.
확실한 카드를 일단 접었다. 6월 이후 4연승 중인 김진우는 KIA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믿음직한 선발 카드다. 역시 6월 이후 무패(2승) 행진 중인 유희관을 고수한 두산 베어스와는 대조적이다.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주면서까지 소사를 내세운 건 소사의 특수한 사정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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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소사는 올해 잠실구장에 두 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도 화려한 피날레를 이룰까. 사진=MK스포츠 DB |
그렇다고 울며 겨자 먹기로 꺼낸 카드는 아니다. KIA는 두산을 잡기 위해 꺼낸 또 하나의 준비된 필승 카드다. 소사는 올해 두산을 상대로 꽤나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소사는 두산전에 3차례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평균자책점(4.58) 보다 크게 낮다. 더욱 눈에 띄는 건 이닝 소화 능력이다. 소사는 두산전에서 21⅓이닝을 던졌다. 3경기 모두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퀄리티스타트는 기본이었다. 불펜 난조로 두 차례나 승리를 놓쳤으나, 바통을 건네기 전까지 선보인 소사의 ‘괴력투’는 매우 위협적이었다.
더욱이 소사는 ‘잠실구장’에서 매우 강했다. 잠실구장에서 두 차례 등판했는데, 평균자책점이 2.92였다. 승리도 2번 다 가져갔다. ‘잠실+두산’은 소사에게 힘을 내게 만드는 희망요소다.
KIA는 13일 경기가 매우 중대해졌다. 지난 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딱 1주일 만에 갖는 경기다. 4위 롯데가 하루 전날 NC 다이노스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승차는 0.5.경기차로 좁혀졌다.
소사도 승리에 굶주려 있다. 최근 2경기 연속 8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소사가 시즌 9승을 따며 전반기를 화려하게 피날레를 이룰까. 웃으며 동료들과 잠시 작별한 뒤 가벼운 발걸음으로 괌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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