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별들의 잔치다. 이벤트성 경기이기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최고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저마다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다. 전야제로 치러진 홈런레이스를 통해 이미 그 열기는 뜨거워졌다.
올스타전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가 홈런레이스다. 관중들을 위한 팬서비스다. 그러나 자존심이 강한 거포들의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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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홈런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승엽은 "아들에게 아빠가 잘 하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포항)=옥영화 기자 |
예선전(8강, 4강)은 7아웃, 결승전은 10아웃 제도로 진행됐으며 만약 동점일 경우 서든데스로 운영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우승자에게는 500만원, 2위에게는 300만원, 3위부터 8위를 기록한 선수들에게는 각각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그러나 이들이 원하는 건 상금과 부상이 아니었다. 바로 ‘우승’이라는 타이틀이었다. 덤덤하던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사자마자 진지하게 변했다. 배팅볼을 던져주는 선수를 직접 찾아 마운드에 세웠고, 선구안을 발휘해 볼을 골라냈다.
몇몇 선수들은 실제 경기보다 더 긴장해 파울 타구 혹은 담장 앞에서 떨어지는 안타를 날려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몸에 힘이 들어가 정상 타격이 안됐던 것.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타석 바로 앞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생생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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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가 1일 홈런레이스 4강 진출이 확정되자 동료들과 홈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포항)=옥영화 기자 |
아무리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올스타전이라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무엇보다 야구에 욕심 많은 선수들이 설렁설렁하게 타석에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8개의 타자부문 Top5의 65%(26/40)를 차지하는 선수들이 참가하므로 흥미진진한 경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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