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의 한 감독은 특급 선발과 특급 마무리 중 하나만 보유할 수 있다면 누구를 갖고 싶냐는 질문에 ‘특급 선발’을 들었다. 그 이유로 2가지를 들었다. 확실하게 1승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게 첫 번째였다. 그리고 팀이 매 경기 리드하지 못한다면 특급 마무리의 필요성은 자연스레 떨어진다는 게 두 번째였다.
틀린 말은 절대 아니다. 강력하고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했다면 좋은 성적은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뒷문이 불안하면 그 승리 기회마저 날려버릴 수 있다. 다 잡은 승리를 놓쳤기에, 그 타격은 더욱 크다. 맥이 빠지기 쉽다. 뒤집어서 뒷문이 단단하면 1승이 아닌 2,3승도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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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방화로 4차례나 블론세이브를 한 앤서니 르루는 KIA의 전반기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그러나 허술한 뒷문은 KIA만의 고민은 아니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전반기 1위를 차지한 삼성은 블론세이브가 5회로 가장 적었다. 통산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운 오승환은 딱 1번 무너졌을 뿐이다. 2위 LG와 3위 넥센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에 잘 걸어 잠근 뒷문이 꼽힌다. 블론세이브는 각각 6회와 7회다.
두산이 11번이나 승리 기회를 날려버리고도 4위에 올라있는 게 눈길을 끄는 정도. 두산의 블론세이브는 7위 SK(9회)보다 2차례나 더 많았다.
5위 KIA도 9번의 블론세이브를 했는데, 마무리 중책을 맡은 앤서니 르루(4회)와 송은범(3회)이 흔들렸다는 게 문제다. 앤서니가 선발로 보직을 바꿨으나 송은범이 흔들리고 있어, 불안감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6위까지 내려앉은 롯데는 뒷문도 단단하지 않았다. 무려 12번이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막내 NC(12회)와 가장 많은 블론세이브다. 정대현은 블론세이브를 4차례나 기록했다. 앤서니, 오현택(두산)과 함께 최다 블론세이브 1위다. 마무리 김성배도 3번이나 됐다.
페넌트레이스는 반환점을 돌았다. 9개 구단 모두 앞으로 치를 경기는 치렀던 경기보다 적다. 승리할 기회는 점점 제한되어 있다는
어느 때보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 올해다. 1승도 귀하지만 1패도 중요하다. 패하지 않고 이기는 경기를 늘려야 하는데, 그렇다면 뒷문을 단단히 해야 한하다. 특히, 4강 다툼의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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