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한국 남자농구가 11년 만에 중국을 이겼다. 아시아선수권에서는 16년 만이다. 그러나 예선전일 뿐이다. 당장 이란을 상대해야 한다. 또 중국과 이란은 4강 진출 이후 재대결 가능성이 높다. 중국전 한 경기 승리에 도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중국을 무너뜨렸다. 쾌조의 순항을 알린 유재학호의 최종 목적지는 1997년 이후 16년 만의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다. 이 대회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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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농구대표팀 포워드 김주성이 지난 1일 필리핀 마닐에서 열린 2013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중국 센터 이젠롄을 상대로 수비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중국전 경기 기록만 놓고 보면 큰 성과는 없었다. 리바운드에서 28-38로 밀렸다. 공격리바운드는 무려 16개나 허용했다. 반면 중국의 야투성공률을 38.2%로 막아냈다. 2점슛 성공률은 51.2%. 쉽게 득점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
유 감독도 중국전 이후 “중국 선수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우리 선수들이 높이를 극복해 고맙다”며 “수비의 승리다. 가드들의 강압 수비가 잘 돼 상대 가드가 공을 하루종일 치고 다녔다는 것은 우리가 준비했던 게 잘 된 것”이라고 만족했다. 김주성 역시 “존스컵에서 연습을 잘했고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 지 대비를 잘한 것 같다”고 했다.
유 감독과 김주성이 말한 한국의 잘된 준비는 크게 두 가지다. 경기 내내 쉬지 않고 펼친 가드진의 강한 압박 수비와 골밑 트랩 디펜스다.
첫 번째 준비된 카드는 가드진의 압박이었다. 상대 가드가 공을 몰고 하프코트를 넘어와 센터에게 공을 투입하기까지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방법이다. 정해진 24초 공격 제한시간을 최대한 소비하게 만들어 압박을 가하고 실책을 유발시키는 1차 저지책이다.
주전가드 류웨이가 전력에서 제외된 중국의 가드진은 한국의 스리 가드 시스템을 견뎌내지 못했다. 한국은 양동근과 김태술, 김선형, 김민구를 끊임없이 교체 투입했고, 조성민도 가세했다. 중국의 외곽슛 성공률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도 컨디션 탓도 있겠지만, 한국의 압박 수비에 밀리면서 체력적으로 지쳐 밸런스가 무너진 결과이기도 했다.
두 번째 준비된 카드는 골밑에 공이 투입된 이후 포워드와 센터의 트랩 디펜스다. 사각 지역으로 선수를 몰아 실책을 유발시키는 더블팀 함정수비다. 트랩에도 여러 코스가 있다. 절묘한 타이밍 싸움이기도 하다. 트랩 디펜스에 있어서는 유 감독이 전문가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인 부분이다.
한국은 골밑으로 공이 투입되는 순간 반대편 베이스라인에서 도움수비가 들어와 동시에 압박했다. 중국전에서 수차례 실책을 이끌어냈다. 적어도 쉽게 골밑슛을 허용하지 않았다. 중국의 이젠롄을 포함해 장신 센터들이 1대1 공격을 시도할 틈을 주지 않았다.
이란전도 중국전과 같은 해법을 갖고 나선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뛰고 있는 218cm의 하메드 하다디가 가장 좋아하는 공격 코스는 베이스라인이다. 유 감독이 준비한 트랩 코스와 들어맞는다.
이란은 중국보다 영리하고 외곽슛이 정확하다. 특히 하다디는 개인 능력이 뛰어나다. 어시스트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트랩에 잘 걸려들지 않는 선수다. 자칫 손쉬운 외곽 찬스를 열어 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한국이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유 감독은 “중국전은 잘했
한국은 2일 오후 6시45분 말레이시아를 완파한 이란과 맞붙는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