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고비를 넘기며 최근 3경기 연속 무패(2승 1무)를 기록하며 희망의 씨앗을 품었다. 하지만 산 넘어 산으로 가야 할 길을 멀고, 오르막길도 꽤나 높기만 하다. 어려운 경기를 잘 풀어가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앞으로 더 잘 해야 하는 SK 입장에서는 불펜 부담을 줄여야 하는 과제도 남겼다.
SK가 이번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 가운데 하나는 불펜이다. 불펜은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맡은 바 임무를 다했다. 무수히 많은 찬스를 놓쳤던 9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도 타선의 득점 지원이 없는 데도, 묵묵히 할 일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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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8월 둘째 주 2승 1무를 기록하고 있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지만, 불펜의 부담은 늘었다. 지속적인 오름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부하가 걸린 불펜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사진=김재현 기자 |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선발투수는 최소 6이닝은 책임졌다. 많게는 7이닝까지 막았다. 불펜은 2~3이닝 정도를 2~5명이 나눠 막았다.
그런데 둘째 주 들어 선발투수의 소화 이닝이 줄었다. 백인식(7일 5⅔이닝), 김광현(8일 5이닝), 크리스 세든(9일 5⅔이닝) 등 3명은 모두 6회까지 책임져주지 못했다. 더욱이 9일 넥센전에서는 연장 12회까지 치르면서 6⅓이닝을 책임진 불펜은 더욱 지치기 마련이다.
박정배(4이닝), 박희수(2⅓이닝), 윤길현(1⅔이닝)은 8일과 9일 이틀 연속 등판했다. 이재영도 3일 동안 3이닝을 던졌다. 다들 연투 능력을 지녔다고 하나, 폭염으로 컨디션 관리가 어려운 환경이다. 평소보다 더 힘들다. 마운드에 서있기만 해도 땀이 뻘뻘 흘리는데, 1이닝이라도 더 맡아야 하는 건 더욱 힘겨울 수밖에 없다.
부하가 걸렸고, 다소 무리가 따랐다. 불펜 투수들이 자주 마운드에 오른다. 박정배는 8월 7경기 가운데 5경기를 출전했다. 박희수, 진해수, 윤길현 등도 4경기에 나갔다. 1승이 절실한 팀 사정상, 다시 찾아오지 않을지 모를 반등 기회를 살리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나가고 있다. 그리고 매 경기를 이겨야 하기에 ‘5분 대기조’가 따로 없다. 항시 등판 대기 중이다.
불펜 스스로 몸 관리를
언제까지 철벽이 될 수만은 없다. “이닝을 늘리겠다”는 김광현의 다짐대로, 불펜의 부담을 덜어줘야 희망을 더욱 키울 수 있는 SK다. 선발진이 어깨에 짊어질 책임감이 더욱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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