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유재학호가 결국 일을 냈다. 한국 남자농구가 16년 만의 세계 무대 진출 쾌거를 이뤘다. 침체된 한국 농구의 미래를 연 값진 성과다.
한국은 11일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전체 3위를 기록하며 이란과 필리핀에 이어 내년 스페인 농구월드컵(전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이 세계 무대를 밟은 것은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였다. 한국은 전희철(SK 코치)이 MVP에 오른 1997년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1998년 그리스 세계선수권에 진출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16년 동안 세계 무대를 밟지 못했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둔 출사표에서 “3위 안에 들어 세계선수권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국은 우승을 이루지 못했지만, 당초 목표였던 월드컵 진출을 이뤄냈다.
이번 대회는 성공적인 세대교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5명의 대학생이 대표팀에 승선했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쌓았다. 모험수였던 유망주들의 향연이었다. 김민구와 김종규(이상 경희대), 이종현(고려대) 등은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하며 기대감을 충분히 안겼고, 문성곤(고려대)과 최준용(연세대)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남자농구는 내년 굵직한 대회를 앞두고 있다. 월드컵은 8월에 열리고, 한 달 뒤 9월에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개최한다. 사실상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1승을 거두는 것만으로도 성공작이라고 할 정도로 세계의 벽은 높다.
하지만 세계 무대에서의 경험은 엄청난 기회다. 특히 A매치 평가전이 전무한 한국 농구의 현주소를 봤을 때 월드컵은 아시안게임을 앞둔 값진 해외 전지훈련의 성격도 띄고 있다. 사실상 이번 대표팀이 세대교체를 시도한 것도 아시안게임을 겨냥한 노림수였다.
한국은
오는 10월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월드컵 진출을 이뤄낸 한국은 침체된 한국 농구를 일으킬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한 값진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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