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8월 둘째 주, 비룡군단의 반등이 이슈였다. 한화, 넥센, 롯데 등과 5경기를 치러 4승 1무를 기록했다. 9개 구단 가운데 주간 승률 1위다. 대반격의 서곡을 알렸다.
SK가 요즘 잘 나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불펜이다. 5경기에서 불펜은 19⅓이닝을 책임졌다. 실점은 단 1점이었다. 철벽에 가까웠다. 박희수를 비롯해 박정배, 진해수, 이재영, 전유수 등이 잘 막아줬지만 그 가운데 유독 빛났던 이가 바로 윤길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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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길현은 최근 7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SK 불펜의 중심축으로 올라섰다. 위기마다 마운드에 올라가, 불을 끄는 그의 투구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특히, 지난주는 윤길현에게 꽤나 중요한 시기였다. 지난 3일 문학 두산전에서 홍성흔의 강습타구에 오른 어깨를 맞은 뒤였다. 단순 타박상이라고 하나, 어깨 삼각근 근육이 부을 정도였다. 혹여 탈이 날까도 우려됐지만 기우였다.
윤길현은 지난주 3경기에 나가 3⅓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선발투수의 바통을 건네받는 두 번째 투수가 그의 역할이다. 그런데 그 임무를 100% 수행했다. 선발이 키운 불씨를 완벽하게 꺼트렸다.
윤길현은 팀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더욱 빛났다. 압권은 지난 11일 문학 롯데전이었다.
선발 조조 레이예스가 6회 2-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흔들렸다. 1사 1,2루에서 강민호에게 적시타를 맞고 2-2 동점을 허용했다. 1사 1,3루의 계속된 위기에서 이만수 감독은 급히 윤길현을 호출했다.
윤길현은 빼어났다. 첫 타자 정훈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해, 3루 주자 전준우를 아웃시켰고, 대타 박준서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용덕한 삼진-문규현 우익수 플라이-황재균 삼진으로 가볍게 삼자범퇴로 막았다. 뜨겁게 달아오르던 롯데 방망이를 급속 냉각시키는 ‘퍼펙트 투구’였다.
다른 구단에게 ‘난공불락’이 됐다. 윤길현은 그 비결로 무상무념과 손승락(넥센)의 조언을 들었다. 지난달까지 팀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잡생각이 많아 투구에 방해가 됐다. 그러나 편안한 마음으로 던지니 자신감까지 생기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또한, 대구고 1년 선배 손승락의 도움도 컸다. 윤길현은 “(손)승락이형하고 자주 통화를 한다. 최근 내 투구 동작에서 머리가 움직인다고 지적하더라. (지난 8일과 9일)넥센전에서 이를 의식하고 던졌는데, 제구가 상당히 잘 잡혔다”라며 활짝 웃었다.
좋은 흐름을 탔지만 여전히 갈 길 바쁜 SK다. SK는 여전히 7위에 올라있다. 올라갈 계단은 참 많다. 매 경기가 결승으로 접전을 펼치는데, 그 때문에 불펜의 투입도 잦은 편이다. 폭염으로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기 쉬운데 자주 올라야 하니 힘이 벅찰 수 있다. 이만수 감독은 “중요한 시기이다보니 (불펜 투수들이)어느 정도 무리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윤길현도 점점 주간 등판일수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윤길현은 “더운 날씨가 문제지, 잦은 등판은 전혀 힘들지 않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면서 가을야구를 노래하며 각오를 단단히 했다. 여전히 그는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다. 두 손을 놓기에는 이르다. 그리고 현재 한 번
윤길현은 “(7월 30일~8월 1일)NC전 스윕의 충격이 꽤나 컸다. 그러다 3일 두산전에서 벤치클리어링을 한 뒤 선수들끼리 끈끈하게 뭉처진 것 같다”라며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다. 우리에게 남은 할 일은 올라가는 일뿐이다. 다들 포기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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