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주말 22라운드 경기에서 인천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둔 FC서울 선수들이 무더운 날씨 속에서 끝까지 힘이 되어준 팬들에게 화끈한 서비스로 보답했다. 전혀 계획에 없던 돌발행동이었다.
FC서울은 10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3-2 승리를 거뒀다. 올 3월과 지난해 7월, 최근 열린 두 번의 맞대결에서 인천에게 모두 2-3으로 석패했던 서울로서는 펠레 스코어로 당했던 아픔을 펠레 스코어로 갚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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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선수들의 예기치 못했던 집단행동이 팬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팬들과 선수들의 교감이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끌어내고 있다. 사진= FC서울 제공 |
내용인즉슨 이렇다.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FC서울 선수들은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원정 팬들이 있는 응원석으로 이동했다. 이때 선수단 무리 중 가장 선두에 있던 데얀의 돌발행동이 나왔다.
결승골을 터뜨렸던 데얀은 오래도록 골을 넣지 못하던 자신을 변함없이 성원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입고 입던 유니폼을 벗어 던져줬다. 이것이 단초였다. 경기에 출전했던 혹은 벤치워머로 대기했던 모든 선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유니폼을 벗어 관중석으로 던져주기 시작한 것이다.
FC서울 구단 관계자는 “골을 터뜨린 선수랄지, 특정 선수가 자신의 옷을 팬들에게 던져주는 경우는 왕왕 있으나 모든 선수들이 함께 행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날 워낙 덥지 않았는가. 그 폭염 속에서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선수들의 자발적인 감사의 표시였던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예기치 못했던, 그리고 걷잡을 수 없던 선수들의 단체행동에 FC서울 응원석은 다시 활활 타올랐다. 홈팬들 이상의 응원으로 자신들을 감동시켜준 팬들을 위해 선수들이 준비한 깜짝 이벤트였다. 끈끈한 유대감이었다. 서로가 서로의 어깨를 걸고서 앞으로 나아가자고 ‘으라차차’ 독려하는 분위기였다. 선수들은 팬들에게, 팬들은 선수들에게 말하고 있었다.
선수와 팬이 하나 되고 있는 FC서울은 어느새 정규리그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심하게 비틀거렸던 시즌 초반을 생각하면 대단한 뒷심이다. 번번이 “믿고 기다려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외치던 선수들의 각오가 이제야 실현되는 분위기다.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는 지금의 위치라면 조심스럽게 가장 높을 곳을 노릴 수 있게 된 FC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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