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오재영이 등판 준비를 마쳤다. 위기의 넥센 히어로즈를 살려낼 마지막 히든카드다. 선발진이 무너진 넥센으로선 왼손 오재영의 출현이 더 없이 반갑다.
오재영은 11일 목동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지난해 팔꿈치 통증으로 8월 6일 1군을 떠난 지 370일 만이다. 토미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오재영은 재활과 동시에 2군에서 선발로서의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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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영은 11일 목동 한화전에 등판해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 7일 오재영은 퓨처스리그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합격점을 받았다. 그리고 다음 날(8일) 1군 엔트리에는 등록되지 않았으나, 1군 선수단에 합류해 경기 분위기를 익혔다.
강진에서 서울로 온지 3일 만에 1군 엔트리에 정식 등록됐다. 오재영은 “1년 만의 복귀이기에 솔직히 많이 긴장했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떠나서 현 시점에서 팀에 도움이 될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했다”고 말했다.
등록 당일 오재영이 마운드에 올랐다. 넥센이 0-6위로 뒤쳐진 6회초 오재영은 4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다. 비록 이날 넥센은 3-6으로 패했으나 상대 투수를 압도한 오재영의 카리스마는 넥센 마운드에 희망이 됐다.
첫 상대와의 승부는 다소 아쉬웠으나 위기를 자초하지는 않았다. 오재영은 6회 선두타자 최진행과의 승부에서 볼카운트 2S 이후 연속 4개의 볼을 던져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그러나 곧바로 제구를 잡아 김태균을 유격수-1루수로 잇는 병살타로 잡았다.
7회에는 2루수 서동욱의 수비가 아쉬웠지만, 오재영이 침착하게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마운드에 적응한 오재영은 8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다.
오재영은 “첫 타자를 상대할 때 힘이 많이 들어갔다. 처음이 제일 어려웠지만 차차 안정을 찾아갔다”며 “빠른 승부를 가져가려고 했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도 잘 들어갔지만 직구 위주로 승부했다. 타이밍을 뺏는데 직구가 잘 들어갔다”고 첫 경기 소감을 밝혔다.
첫 등판 경기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오재영은 “몸상태도 좋다. 앞으로의 피칭뿐 아니라 몸도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보직에 구애받지 않고 팀에 도움이 되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뒤는게 합류한만큼 오재영의 각오는 남다르다. 개인성적보다 팀의 승리가 우선이라는 오재영은 “항상 내 자리로 가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2군에서 많이 고생하고 노력했다"며 지난 날을 회상했다. 이어 오재영은 "1군에 등록됐으니 좋은 성적을 거둬 2군에서 함께 고생한 선수들에게 좋은 본
이날 넥센은 오재영이 마운드에 오른 이후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패한 경기 속에서도 오재영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앞으로의 경기를 희망적으로 전망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돌아온 오재영이 넥센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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