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사실상 결승전이었다. 챔피언결정전을 방불케한 명승부였다. 결국 울산 모비스의 관록이 경희대의 패기를 눌렀다. 모비스는 경기 내내 뒤지다 종료 직전 승부처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모비스가 자존심을 세웠다. 모비스는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8강전에서 우승후보로 꼽힌 경희대를 76-73으로 이겼다. 모비스는 경기 막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했다. 경희대를 넘은 모비스는 21일 또 다른 대학 강자 고려대와 맞붙는다.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 KB 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경희대와 울산 모비스의 8강전에서 울산 모비스 문태영이 경희대 김종규의 마크를 앞에두고 골밑슛을 던지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2쿼터 초반 접전을 벌이던 양 팀은 중반부터 경희대가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김종규가 문태영을 블록한데 이어 함지훈을 등지고 왼손 훅슛을 성공시키며 22-21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배수용의 중거리슛과 김종규의 골밑 득점, 한희원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순식간에 33-24로 달아났다. 하지만 경희대는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전반 종료 직전 함지훈에게 골밑 득점을 내줬고, 두경민의 속공 파울로 문태영에게 자유투까지 헌납하며 37-30으로 추격을 허용했다.
후반 들어 모비스의 추격이 거셌다. 양동근이 공격을 주도했고 박구영의 3점포에 이어 함지훈이 골밑 득점을 보태 39-42로 쫓았다. 이어 양동근이 김민구의 오펜스 파울을 유도한 뒤 곧바로 중거리 점퍼를 성공시켜 41-42까지 바짝 따라붙었다.
승부처에서 경희대 3인방이 빛났다. 김종규의 골밑 득점에 이어 김민구의 이날 경기 첫 3점슛이 폭발한 뒤 두경민의 3점슛까지 더해졌다. 점수는 다시 52-41로 크게 벌어졌다.
승부가 경희대 쪽으로 기우는 듯했지만, 모비스는 역시 저력이 있었다. 3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수비로 경희대를 잡았다. 양동근과 함지훈의 연속 스틸 3개가 나오면서 추격에 나섰고, 박구영의 3점슛과 문태영의 득점포가 가동되면서 54-58로 점수차를 좁힌 채 3쿼터를 마쳤다.
마지막 4쿼터는 혈전이었다. 모비스가 결국 추격에 성공했다. 모비스는 종료 3분53초를 남기고 문태영의 3점 플레이로 71-71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어 함지훈의 골밑 득점으로 73-71로 역전했다. 종료 2분52초를 남긴 상황이었다.
모비스는 한 번 잡은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역시 노련했다. 수비에 성공한 모비스는 천대현의 결정적인 쐐기 3점포로 76-71로 달아나 승부를 갈랐다. 경희대는 김종규의 덩크로 막판 추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마지막 3분을 버티지 못한 통한의 패배였다.
모비스는 문태영이 28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함지훈이 22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올리며 김종규를 압도했다.
반면 경희대는 두경민이 3점슛 3개를 포함해 21점을 집중시켰고 김종규(13점 14리바운드)와 김민구(12점 6어시스트)가 분전했지만, 모비스의 막판 집중력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한편 경기 막판 몇 차례 나온 애매한 심판 판정은 이날 프로-아마간 명승부를 퇴색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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