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탄천) 임성일 기자] 최근 6경기에서 공히 5승1패를 기록하고 있는 성남과 제주의 맞대결은 여느 하위그룹 경기와는 다른 관심이 향했다. 이 경기를 잡는 팀은 하위그룹 선두인 8위에 오른다. 경기 전까지는 49점의 성남이 48점의 제주에 1점 앞서고 있었다. 비기거나 성남이 이기면 성남의 고수이고, 제주가 이기면 위치가 바뀌는 경기였다.
성남에게는 더더욱 의미가 컸던 경기다. 지난 2일 성남시가 구단 인수를 결정하면서 새로운 빛줄기를 본 다음의 경기다.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던 이재명 성남시장이 경기 전 시축자로 나서 “이곳(탄천종합운동장 관중석)을 꽉 채우겠다”는 포부와 함께 시작된 이 경기에서 성남이 새로운 탄생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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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가 구단 인수를 결정하면서 새 빛을 본 성남이 5연승 중이던 제주의 상승세를 꺾고 그룹B 선두를 지켰다. 이종원과 김동섭(사진)이 골을 넣었다. 사진(탄천)= 김재현 기자 |
경기 시작부터 불을 뿜었다. 10분 안에 3골이 터졌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성남의 미드필더 김한윤이 상대 공격을 차단해 이종원에게 연결했고 이를 수비수 두 명 사이에서 왼발 터닝슈팅으로 연결하면서 골망을 갈랐다. 공식 기록은 33초로 집계됐다.
하지만 경기는 곧바로 원점이 됐다. 성남 지역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문전 혼전 상황에서 제주의 안종훈이 잡아내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골문을 열었다. 성남으로서는 시쳇말로 김이 빠질 수 있었고, 제주는 다시 의욕을 다질 수 있는 계기였다. 하지만 추가 곧 성남 쪽으로 기울어졌다.
전반 9분 성남의 스트라이커 김동섭이 동료의 몸을 맞고 흐른 공을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잡은 뒤 툭툭 치고 들어가다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낮고 빠르기는 했으나 방향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제주 박준혁 골키퍼가 시쳇말로 ‘알을 까는’ 실수를 범하면서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로는 소강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소강은 골이라는 결과물에 해당되는 것이지 내용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 양 팀 모두 하위그룹에 있을 전력이 아니라는 것을 어필하듯 수준 높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특히 성남의 경기력은 홈팬들의 끊임없는 박수를 유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김동섭을 중심으로 김태환과 제파로프(김인성)으로 구성된 공격진은 끊임없이 제주의 수비수들을 괴롭혔고 베테랑 김한윤이 축이 된 미드필더 라인은 좀처럼 허리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전방에서부터,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허리에서 상대 공격이 끊겼기에 수비라인까지 큰 부담이 가질 않았다. 전체적으로 성남이 경기를 주도했던 경기다.
제주에게는 악재도 끼었다. 후반 30분 제주 공격수 이진호가 자신을 마크하던 임채민과 신경전을 벌이다 팔꿈치로 가격,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결국 성남이 2-1로 승리를 거두고 하위그룹 최초로 승점 50점 고지(52점)를 넘었다. 10위 전남이 34점에 그치고 있으니 압도적인 질주다. 동기부여가 쉽지 않을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가치를 빛내고 있는 성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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