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두산이 플레이오프 4차전만에 LG를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두산은 20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유희관의 호투와 LG 수비의 실책을 놓치지 않은 집요함, 그리고 8회말 터진 타선의 폭발력을 조합해 5-1로 이겼다. 이번 승리로 3승1패를 기록한 두산은 2008년 이후 5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으며 2001년 이후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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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넥센 LG를 차례로 물리치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
하지만 어설픈 플레이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했던 준플레이오프의 모습에서 벗어나 점차 짜임새를 더해가더니 급기야 리버스 스윕, 라이벌전 3승1패의 성적으로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제 두산은 또하나의 기록을 만들기 위한 여정에 돌입한다. 이제껏 페넌트레이스 4위로 가을야구를 시작해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1990년 삼성은 빙그레, 해태를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LG에게 4연패를 당했고 1996년 현대와 2002년 LG도 한국시리즈 2승 4패씩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가장 최근인 2003년 SK역시 현대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우승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 해의 두산은 다를 수 있을까? 두산은 이미 ‘준플레이오프 5차전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확률 0%’라는 기록을 깼고 마찬가지로 ‘준플레이오프 5차전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0퍼센트라’는 기록도 갈아치웠다.
미러클 두산으로 대변되는 기적의 행보를 연이어 열어가고 있는 것. 분위기도 좋다. 체력 고갈이 우려스럽지만 두산은 타선의 폭발력, 수비의 짜임새, 선발의 견고함, 기대 이상의 불펜 등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큰 경기의 부담감은 이미 떨쳐 버린 듯 가을야구를 즐기는 경지의 경기감각까지 장착했다.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는 내야 수비의 견고함이 빛을 발했고 3차전에서는 외야수비의 레이저빔 송구가 수차례의 실점위기를 넘어서게 했다. 그리고 4차전 후반에 터진 장타력은 두산의 경쟁력과 강점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제 두산은 3일간의 휴식기간을 가진 뒤 대구로 이동,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결전에 돌입한다. 2001년 이후 12년간 기록하지 못했던 한국시리즈 우승타이틀이 눈앞에 다가왔고 전인미답의 4위팀 우승이라는 확률 갱신도 머지 않았다. 두산에게 남은 산은
2001년 우승 당시의 두산도 페넌트레이스 3위로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해 혈전을 통해 한국시리즈에 진출, 1위 삼성을 4승2패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순위는 다르지만 AGAIN 2001을 기대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 된 셈. 대기록을 달성해 가는 두산의 행보가 지속 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lsyoo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