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박경완(41)은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포수로 꼽힌다. 박경완 만큼 공수를 모두 갖춘 포수는 당분간 나타나기 어렵다는 것이 야구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래서 그의 은퇴가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박경완은 한국시리즈에서 5번 우승하며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비록 재기라는 마지막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박경완에게는 또 다른 꿈이 생겼다.
SK는 22일 “박경완이 최근 구단과의 면담을 통해 23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은퇴를 최종 결정했다. 박경완은 23일부터 SK 퓨처스(2군) 감독으로 부임한다”고 전했다.
박경완은 “언젠가 은퇴를 해야 되는데 지금이 그 시기라고 생각했다. 현역 생활을 연장하는 것에 대해 고민도 했지만, 지금 마무리하는 게 명예로울 것 같다”며 은퇴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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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9일 인천 문학구장. 330일 만에 전날 1군에 복귀한 박경완이 비가 오는 가운데 캐치볼을 한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무엇보다 박경완을 빛나게 하는 것은 포수 본연의 역할인 투수 리드다. 상대 타자와의 수싸움에 능한 것은 물론이고 같은 팀 투수의 장점, 컨디션에 맞춰 능력을 배가 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 명포수라는 호칭이 전혀 아깝지 않은 그다.
하지만 이런 박경완도 세월의 흘러감을 멈출 수는 없었다. 2011 시즌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2011년 1군 10경기, 2012년과 2013년 8경기 출전에 그쳤다. 햄스트링, 오른손 팔꿈치 통증이 따라다녔다.
그는 재기를 위해 몸부림쳤다. 부상을 떨치고 포수 마스크를 다시 쓰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그에게 그런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만수 SK 감독은 그를 부르지 않았다. 박경완은 트레이드를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 그의 마지막 꿈은 홈런왕이 아니었다. 그저 예전 처럼 안방마님으로 팀을 정상에 올려 놓는 것이었다.
주전에서 배제된 상황에서 다른 팀에서 뛰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고심 끝에 박경완은 꿈을 내려 놓았다. 역대 최고의 포수가 마지막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못한 것은 분명 아쉽다.
하지만 박경완의 야구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도자로서 새 출발한다. 김경문 NC 감독, 조범현 KT 감독, 이만수 감독 등 포수 출신으로 성공한 지도자들
어찌 보면 박경완의 마지막 꿈은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 이상 선수 박경완은 아니지만 지도자 박경완으로서 화려한 재기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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