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K리그 30년 역사 속 최다연승 기록은 군인들의 특수한 팀 상주상무의 발에 의해 작성됐다. 무대는 K리그 챌린지였다.
상주상무가 2일 오후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31라운드에서 부천FC1995를 상대로 2-1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상주는 무려 10연승을 내달렸다. 지난 9월1일 안양FC를 2-0으로 꺾으면서 시작된 상주의 파죽지세는 두 달이 넘도록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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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챌린지의 상주상무가 10연승을 작성했다. K리그 30년 역사에 최다연승이다. 이 큰 발자국이 애매한 기록이 되어 버렸다. ‘기록공유’에 고민을 남겼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또 이 승리와 함께 상주상무는 K리그 챌린지 8개 팀 중 처음으로 20승 고지(8무3패)를 밟으면서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승점 68점이 된 상주는 2위 경찰축구단(58점)과의 격차를 10점차까지 늘리면서 K리그 챌린지 초대 챔피언 자리를 사실상 예약했다. 이날 2골을 터뜨린 상주의 이상협은 어느덧 리그 14호골을 기록, 같은 팀 소속의 선배 이근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득점랭킹 공동선두에 나섰다.
여러모로 상주상무의 날이었다.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무승부의 빈도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잦은 축구의 특성상 10경기를 모두 승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주상무의 10연승은 거의 조명되지 못했다. 같은 날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가 열린 것과 맞물려 상주의 10연승은 그야말로 ‘단신’이 됐다.
사실 프로축구연맹 입장에서도 애매했을 것이다. 좋은 기록의 탄생이야 박수치며 함께 즐길 일이지만 뭔가 조건이 어색한 까닭이다. 하필 올 시즌 처음 운영된 K리그 챌린지에서 K리그 30년 역사 속 최다연승 기록이 나왔다.
1부리그 클럽 간 경쟁에서 10번 연달아 승리한 것과 2부리그에서 10번 연속 이긴 것은 아무래도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다. K리그 클래식 내에서도 상위그룹과 하위그룹의 승점을 다르게 여기는 분위기인데, 챌린지의 10연승 감흥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여기서 또 연맹 입장이 난감하다. 앞서 언급했듯 K리그 챌린지가 첫발을 내딛는 해이기에 ‘최다연승’이라고 비교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K리그(지금의 K리그 클래식)
그야말로 애매한 신기록이 작성됐다. 마냥 조명하기도 머쓱하지만 그렇다고 시시한 기록으로 남기기에는 큰 발자국이다. 올해 이런 기록이 K리그 챌린지에서 나올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10연승의 상주상무가 ‘기록공유’와 ‘기록연동’에 대한 고민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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