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어느 해 보다 뜨거웠던 2013프로야구였다. 전국의 야구팬들은 저 마다의 팀을 응원하며 때론 열광하고, 때론 좌절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3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뤘다. LG 트윈스는 11년 만에 가을잔치를 했고 넥센 히어로즈는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막내 구단 NC 다이노스는 우승후보로 꼽혔던 KIA 타이거즈를 밀어내고 정규시즌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선수와 팬들이 만든 감동의 드라마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내년을 기다린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 각 구단 선수들이 하나둘씩 마무리 훈련에 돌입했다.
아쉬움과 기다림이 공존하는 지금 현장과 스튜디오에서 발 빠른 소식을 전했던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있다. ‘야구여신’ 보다는 ‘야구 여전사’에 더 가까웠던 최희 정인영 윤태진 박지영(이상 KBS N) 배지현(SBS ESPN) 김선신(이상 MBC스포츠플러스) 공서영 정순주(이상 XTM) 야구 전문 아나운서(이하 직함생략)들과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2014시즌을 준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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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희, 배지현, 공서영, 정인영, 박지영, 정순주, 김선신, 윤태진 아나운서. 사진=MK스포츠 DB |
최희 : 4번 째 시즌이었다.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시즌인 것 같아요. 정규시즌도 끝까지 박빙의 순위다툼이 이어졌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볼거리가 많았어요. 즐거운 한 시즌을 완주해서 기분이 더 좋아요.
배지현 : 한 시즌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지만 동시에 경기들의 체감시간은 길었던 것 같아요. 긴 경기와 연장전(올해 연장의 아이콘 김재현 해설위원은 경기 중 턱수염이 자랐다는...)도 많았고 가을야구까지 쉽게 끝나지 않고 치열했잖아요. 또 신생구단의 선전과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진행된 4강과 2위 싸움 그리고 드라마 같았던 포스트시즌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공서영 : 프로야구도 또 개인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즌이었어요. 야구도 저도 한 시즌 잘 치른 것 같아 뿌듯합니다!
정인영 : 우왕좌왕하며 보냈던 제 야구 첫 시즌과는 달리 올해는 흐름을 따라가며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신생구단이 커가는 모습까지 바라볼 수 있어서 더 기억에 남습니다. 전지훈련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약 9개월의 장정이 끝났다는 게 아직은 믿기지 않네요.
윤태진 : 야구장이 무서운 곳이 아니라 편안한 곳이 됐어요. 올시즌 야구는 안팎으로 시끄러웠던 거 같아요. 그래도 선수들이 야구로 극복하고 야구로 보여주는 모습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왜 야구가 삶이라고 하는지 인생의 희로애락이 있다고 하는지 알게 된 시즌이었어요.
김선신 : 올 시즌은 정규리그 마지막 날까지 순위를 알 수 없을 정도였잖아요, 서울 3개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놀라움을 만들어냈고 4위 두산의 반란 속에 삼성은 기적처럼 3연패를 일궈냈어요. 야구!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더 알고 싶고 궁금해요.
박지영 : 입사후 야구 첫시즌이었어요. 이것저것 정신없이 공부하고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한 시즌이 지나간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해요. 왜 선배들이 시즌이 끝나면 아쉬워하는지 한국시리즈 7차전을보고나서 느낄 수 있었어요. 야구의 매력에 벌써 빠져버린것 같아 내년이 더 기다려져요.
정순주 :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며 올해도 함께 울었고, 함께 기뻐했고, 함께 행복했습니다. 올해의 아쉬움이 벌써 내년의 설렘으로 바뀌었네요. 선수들이 고된 훈련을 하듯 저도 열심히 공부하며 이 지루한 겨울을 으?X으?X 잘 보내야겠어요. 내년엔 더 많은 감동이, 더 많은 기적이 일어나길 벌써부터 기다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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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6일 잠실구장에서는 LG와 두산이, 대전에서는 넥센이 한화를 상대로 마지막 2위 싸움을 벌였다. 사진=MK스포츠 DB |
최희 : NC 이재학 선수가 삼성 윤성환 선수를 상대로 완투했던 경기요. 신생팀 NC가 디펜딩 챔피언 삼성을 상대로 투혼 보였던 그날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재학이 에이스 윤성환 선수를 상대로 자신의 성장가능성을 보였다는 점. 제 기억으로는 이재학 선수가 9회에 위기였는데 김경문 감독님이 끝까지 교체를 안 하고 던지게 한 믿음까지! 그날의 경기를 내주더라도 이재학 선수에게 큰 교훈과 경험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김경문 감독님의 지도력도 인상적이었어요.
배지현 : 정규시즌 최종전이요. 서울이 연고지인 3팀의 결과에 따라 2위가 결정됐던 날이었기 때문에 채널을 계속 돌리면서 경기를 봤어요. 순간순간 짜릿짜릿하면서 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또 한화 바티스타 선수가 혼신의 힘으로 마지막을 장식해주면서 순위결정에 큰 역할을 했고 잠실 라이벌전도 접전 끝에 2위 자리가 정해졌잖아요. 막판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 덕분에 소중한 기억을 가지게 됐어요.
공서영 : 준플레이오프 5차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드라마틱한 명승부! 9회말에 터진 박병호 선수의 극적인 3점 홈런과 연장 13회 초에 나온 최준석 선수의 결승홈런. 모두 멋지고 감동적이었어요.
정인영 :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죠. 2위부터 4위 팀까지 가장 마지막 순간에 결정된 그 날! 그런 진기록이 앞으로라도 또 나올까 싶네요. 거장 김응룡 감독과 주장 김태균 선수, 또 팬들까지 울컥하게 만들었던 한화 이글스의 시즌 첫 승리 장면,
석가탄신일에 삼성의 에이스 윤성환 선수와 맞섰던 신생팀 NC 다이노스 이재학선수의 첫 완투경기, 석가탄신일에 삼성의 에이스 윤성환선수와 맞섰던, 신생팀 엔씨다이노스 이재학선수의 첫 완투경기. 강진의 힘을 보여준 넥센 히어로즈 안태영선수의 첫 출전경기, 대주자 임정우, 포수 문선재라는 독특한 기록을 남겼던 LG 트윈스의 투지, 8월말 뜨거워졌던 SK의 대반격과 김광현 선수의 두 자릿수 승수 달성, 거포 유격수(?)로 변신 가능해보이던 김상수 선수의 홈런포들과 그 투구 이후 허리를 부여잡던 양현종 선수의 부상 장면, 가을야구를 위해 투지를 불사르던 롯데 자이언츠의 발목을 붙잡은 이승화선수의 주루 중 부상 장면까지.(당시 현장에서 놀란 가슴 진정시키지 못했던 기억이 커요) 그리고 2년 연속 올스타전 현장의 영광을 누린 기억까지 많네요.
윤태진 : 롯데 전준우 선수 호수비요. 오지환 선수의 잘 맞은 안타성 타구를 전준우 선수가 그야말로 날아서 잡았어요. 가만히 앉아있는 뒷모습을 보는데 뭔가 뭉클했어요. 공 하나에 이렇게 감동적이어도 되나 싶을 정도였어요. 또 한국시리즈 7차전이요. 그야말로 두산 선수들 의 투혼이었어요. 준플부터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고 있다는 것이 이닝마다 느껴졌어요. 마지막에 김현수 선수가 방망이를 끌면서 부축 받아 들어오는데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두 팀 모두 최선을 다한 경기였잖아요. 그런 경기가 박수 받아야 하고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선신 : 지난 7월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와 넥센의 맞대결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9-9로 맞선 8회말 2사 만루에서 견제에 능한 봉중근 선수를 역으로 이용하며 염경엽 넥센 감독은 삼중도루작전을 걸어 역전에 성공할 때 짜릿했어요. KBO 역대 5번째 나온 삼중도루! 이병규 선수의 최고령 사이클링히트!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팀이 처음 패한 경기 등 희귀한 기록들이 많이 나왔던 터라 아직도 기억에 가장 많이 남아요.
박지영 : 문선재 선수가 포수 마스크를 썼던 LG와 KIA의 9차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경기가 연장전으로 가면서 인터뷰가 취소 됐는데 문선재 선수의 활약 때문에 인터뷰를 하기 위해 더그아웃으로 허겁지겁 뛰어갔던 기억이 나요. 초등학교때 재미로 써본 이후로 처음 포수마스크를 썼다는 문선재 선수가 경기가 끝난후 환하게 웃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정순주 : 재밌고 극적인 경기는 많았지만 질문을 듣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지난 여름 가장 힘든 기간 매일 남아서 개인훈련을 했던 이승엽 선수의 모습이에요. 올 시즌 아쉬운 선수하면 이승엽 선수의 이름이 들리지만 저는 시즌 내내 고민했던 그 뒷모습을 그라운드 옆에서 봐왔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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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2013시즌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부문 4관왕에 오르면서 2년 연속 MVP를 수상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최희 : 넥센의 박병호 선수죠! 2년 연속 MVP 수상으로 최고임을 증명해주듯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잖아요. 인품도 역시 훌륭해서 아주 오래가는 선수가 될 것 같아요.
배지현 : LG (큰) 이병규 선수. 주장으로서 팀을 멋지게 이끌어준 줬다고 생각해요. 공을 어디로 던져도 쳐낼 것 같은 위압감과 팀을위한 배팅 그리고 특유의 카리스마까지! 후배들도 보고 배울 것이 많은 선배이지 않을까요?
공서영 : LG트윈스의 주장 이병규 선수! 불혹의 나이에 달성한 수위타자라는 기록과 사이클링 히트까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감동까지 선사한 선수였어요.
정인영 : 딸기라는 별명도 귀엽게 잘 어울리고 수줍은 듯하다 가도 씩씩하게 던지는 마운드 위 모습도 멋진 NC 이재학 선수요, 류제국도 멋있어요. 시즌중반 합류해서 승리요정이란 별명도 얻었고 내년이 더 기대돼요.
윤태진 : 박병호 선수죠. 누구나 프로 선수라면 야구를 잘하고 싶어 하고 다음 시즌에 더 나은 성적을 갖고 싶어 하잖아요. 말은 쉽지만 아무나 해낼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박병호 선수는 정말 해냈잖아요. 게다가 타석이 들어설 때마다 홈런 칠 것 같다는 느낌을 주지 않나요? 그것만으로도 박병호 선수는 많이 성장했고 앞으로가 더 기대돼요. 내년에 목표를 40개로 잡았더라고요. 다음시즌은 외국인 타자들과도 경쟁해야하는데 저는 오히려 박병호 선수라면 이점이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요. 자신의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와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김선신 : 당당한 어린 공룡 이재학 선수와 군 제대 이후 올 시즌 최고의 한해를 보낸 유희관 선수의 맹활약이 팀 승리를 이끌었을 때 박수를 보냈어요, 작년의 포텐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박병호 선수의 불방망이도 잊을 수 없어요.
박지영 : 한국시리즈에서 오승환선수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다시 느낄 수 있었어요. 보통 그날의 수훈선수 인터뷰를 할 때 마무리 투수를 인터뷰할 기회는 거의 없기 때문에 나로서도 페넌트레이스 중 오승환 선수의 활약에 큰 주목을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선발투수나 4번타자 이상으로 중요한 보직인 만큼 내년엔 여러 마무리 투수들과 인터뷰를 해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순주 : 누가 뭐래도 박병호 선수가 아닐까요. 가장 중요한 순간, 팀이 가장 필요할 때 멋지게 한방 땅! 쳐줄 때는 심장이 뻥 뚫렸어요. 저도 모르게 박병호 선수의 팬이 되고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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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은 올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최희 : 두산의 떠오르는 윤명준 선수와 최재훈 선수요!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대담함과 최고의 성적이 인상적이었어요. 좋은 재목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아요다.
배지현 : 삼성 이승엽 선수. 국민타자 이승엽은 이승엽이죠. 이번 시즌 아쉬움을 털고 내년에는 완벽히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어요.
공서영 : 군복무를 마치고 롯데로 복귀하는 장원준 선수의 활약이 기대돼요. 그가 돌아온 롯데는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돌아온 에이스의 모습이 기대되네요.
정인영 : 넥센 히어로즈 이용하, 구자형 선수. 가족들이 같이 맘 졸이는 모습을 지켜봤고 같이 응원했어요.(이용하는 이용훈 KBS N 해설위원 아들이며 구자형은 KBS N 스텝 친동생이다) 실제 프로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궁금하고 기대돼요, 구자형선수 첫 승리와 이용하 선수의 첫 수훈선수인터뷰는 꼭 제가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그날을 위해서라도 두 선수가 꼭 분발해서 좋은 결과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윤태진 : NC 돌풍의 주역 이재학 선수요. 올해 확실하게 입지를 다지긴 했지만 프로무대는 더 나아지라고 요구해요. 체인지업이 이재학 선수의 주무기지만 내년엔 이 체인지업을 공략하고 나서는 팀과 타자들이 많아질 거예요. 극복해 내는 게 숙제겠죠. 커브를 더 연마해서 다음 시즌에는 맞겠다고 한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더 많은 구종으로 더 강해질 이재학 선수 기대가 됩니다.
김선신 : 아무래도 2014 자유계약선수(FA)들이 아닐까요. 과연 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궁금해요. 또 해외진출 예정인 윤석민 오승환 선수는 어느 팀으로 가게 되고,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요. 내년에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도 있어 더 기다려져요.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하며 금메달 획득을 위해 목 터지게 응원 할게요. 모두모두 파이팅!
박지영 : 신인왕 이재학 선수를 주목하고 싶어요. 더불어 NC 다이노스의 내년 활약도 기대가 많이 돼요. 막내들의 투혼이 빛났던 한해였기에 내년에는 더 큰 활약이 있을 것 같아 기대돼요.
정순주 : NC 이재학 선수
[gioia@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