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반전은 없었다. 이용규(KIA)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다.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최종 담판에서 극적 타결을 희망했던 KIA로선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
KIA 타이거즈는 16일 오후 “이용규와 FA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마감일인 16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만나 저녁시간까지 만남을 가졌으나 서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그동안 KIA 타이거즈와 이용규는 이날까지 5차례의 만남을 가지며 의견을 교환하는 등 성실히 협상에 임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숨 막히는 이틀이었다. 지난 15일 오전 이용규의 상심으로 협상이 물 건너가는 듯 했지만, KIA는 그날 저녁 서울에서 이용규를 만나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용규가 듣고 싶었던 계약 조건도 오갔다. 이용규 입장에서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온도차를 좁힐 의지가 있었다. 그렇기에 반전의 실마리가 보이는 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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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이용규(왼쪽)와 김선빈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을 볼 수 없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KIA로선 날벼락을 맞았다. 이용규를 잡아야 했는데 놓쳤다. KIA는 특별한 외보 영입 없이 ‘다 펼치지 못한 힘’을 꺼낼 수 있는데 집중하려 했다. 그 전제 조건은 이용규의 잔류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윤석민, 군 입대하는 나지완 등 전력 누수가 심한 터라, 유일한 전력 강화는 ‘FA 이용규’를 붙잡는 것이었다. “이용규를 꼭 잡아달라”고 요청했던 선동열 감독이었는데,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력 손실은 더욱 커졌다. KIA는 부동의 톱타자를 잃었다. 1번을 뛸 타자는 있지만 이용규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우기는 힘들다. KIA의 히트 상품인 ‘용규 놀이’도 더 이상 보기 어려워졌다
KIA는 모든 구단이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1주일 뒤를 기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규가 그 전에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다면, KIA로선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올해 1군에 첫 참가한 NC보다 아래인 8위에 그쳤던 KIA다. 자기반성 속에 내년 명예회복을 꿈꿨는데, 시작도 하기 전에 차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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