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누가 먼저 판을 깔 것인가.
2014시즌을 이끌 톱타자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자유계약선수(FA) 역대 가장 다이내믹했던 톱타자 4인방의 대이동이 내년 프로야구 판도에 미칠 영향은 크다.
올해 FA는 희소성을 등에 업은 포수 강민호(28, 롯데 자이언츠)가 역대 최고액(75억원)으로 싱겁게 잔류한 뒤 화끈한 대이동이 있었다. 그 중심은 두둑한 돈방석에 앉은 4인의 톱타자였다.
각 구단의 간판 톱타자였던 정근우(31), 이용규(28, 이상 한화 이글스), 이종욱(33, NC 다이노스)이 동시에 새 둥지를 찾아 팀을 떠났고, 이대형(30, KIA 타이거즈)도 틈새 시장을 공략해 FA 대박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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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 새 유니폼을 입고 화끈한 발야구를 예고한 (왼쪽부터)이용규, 정근우(이상 한화), 이종욱(NC), 이대형(KIA). 사진=MK스포츠 DB |
프로야구의 지각변동을 알린 톱타자 4인방의 이적으로 내년 판도도 흥미롭다. 4인의 톱타자가 이동한 흔적을 따라 기대감도 증폭하고 있다.
일단 SK 와이번스는 비상이 걸렸다.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의 공백은 클 수밖에 없다. 내부 육성을 통해 새 얼굴을 찾아야 한다.
반면 한화는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이용규와 정근우를 동시에 얻었다. 137억원의 투자 가치를 뽑아야 한다. 그러나 이용규는 내년 시즌 초반 한화 유니폼을 입기 힘들다. 지난 9월 왼쪽 어깨 수술로 복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년 6월 전후로 복귀가 가능하다. 과거 멘토였던 이종범 코치와의 재회는 반갑다.
정근우는 당장 내년부터 한화의 리드오프를 맡는다. 이용규가 복귀하기 전까지 책임감이 막중하다. 지난 시즌 한화의 가장 아쉬웠던 테이블을 차려줄 선수다. 동갑내기 ‘절친’ 김태균의 앞에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지난 시즌 NC에게도 밀리며 최하위 수모를 당했던 한화가 신바람을 낼 수 있는 기본 조건을 갖췄다. 다만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는 개막이 아닌 6월 이후라는 것이 아쉽다.
데뷔 첫 해부터 다크호스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NC는 가장 기대되는 팀이다. 베테랑 톱타자 이종욱의 합류는 천군만마다. 나성범과 포지션이 겹치지만 행복한 고민이다. 김경문 감독의 애제자로 동기 부여도 확실하다. 지난 시즌 도루 30개를 기록한 이종욱이 주전 톱타자로 나설 경우 김종호와 테이블세터를 꾸릴 수 있다. NC표 화려한 발야구가 가능해졌다.
KIA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용규를 놓치면서 이대형을 긴급 수혈했다. 이대형은 최근 3년간 부진했지만 가능성만큼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 2007~2010년 53-63-64-66개의 도루로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고, 통산 379개의 도루는 현역 최다, 역대 4위에 해당한다. 지난 시즌 타율 2할3푼7리, 13도루에 그쳤지만, 팀 이적과 동시에 자신의 가치
톱타자 대이동으로 새 판이 구성된 한화, NC, KIA의 테이블에 올려질 발야구는 야구 팬들의 구미를 당기기 충분하다. 거품을 빼기 위해 독을 품은 톱타자들도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야 할 판이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