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종 이벤트 사업의 일환으로 수많은 아마추어 골프대회가 열리고 있다. 기업홍보나 신상품 홍보 또는 고객관리 차원에서 금융권, 수입자동차회사 등 다양한 기업들이 풍성한 경품까지 내세우며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개최 하는 실정이다.
주말골퍼들의 입장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했던 골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라운딩이나 생소한 방식의 골프는 긴장감 넘치는 골프를 경험하게 해 주기에 충분하며 골프에 대한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한다. 대회가 증가하다 보니 몇몇 고수들 사이에서는 상품을 노리고 각종 대회를 기웃 거리는 새로운 문화까지 생겨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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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골퍼의 경우 각종 아마추어 대회에 참가해 보는 것이 골프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정확하지 않은 골프 상식을 바탕으로 서로 자기 판단이 옳다는 분쟁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쌍방간에 골프규칙 각론에 치중하다 보면 벌타를 받는 것은 물론 실격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기도 해 아마추어대회 경기위원장을 하다보면 고단하고 피곤한 일이 많다.
물론 대회를 참가하는 아마추어 선수들도 피곤하기는 마찬가지다. 지인들과의 라운드에서는 대회와 같은 압박감이 덜하고 잘 아는 동반자들끼리의 경기이기에 상황에 따른 융통성이 발휘 될 때가 많다. 실수에 대해서도 묵인과 이해로 넘어가는 경우 역시 다반사다.
그러나 대회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캐디가 다 알아서 써주던 스코어카드도 자신이 직접 작성해야 하고 지정된 마커 상대의 스코어까지 기재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티샷이 OB가 나도, 쿼드러플보기 이상의 스코어가 나와도 실제 타수를 정확히 적어야만 한다. 첫 홀의 첫 티샷을 봐주는 멀리건 관행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수두룩하니 심리적인 압박도 상당하다. 평상시 같으면 컨시드를 받던 거리의 퍼팅도 끝까지 홀 아웃을 해야 하며, 한 손으로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한 발자국 이내의 거리가 공포의 거리로 둔갑하게 된다.
이외에도 비록 벙커 내에 발자국이 있더라도 클럽을 바닥에 대지 않아야 한다든지 카트도로에 공이 있으면 정확하게 니어리스트 포인트를 정해 드롭을 해야 하거나 워터 해저드에 들어가면 공이 입수된 지점에서 두 클럽 이내에 드롭을 해야 하는 등 수많은 골프규칙이 코스 내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
대회에 참가해보지 못한 아마추어 골퍼라면 18홀을 라운드 하면서 이렇게 멀고, 힘든 골프는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골프대회에 참가해보면 평소 지인들과 편안하게 라운드 할 때 보다 훨씬 부진한 스코어를 접하게 된다. 하지만 골프에서 정직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고 골프 룰 자체에 좀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더불어 낯선 사람들과의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경험한 라운드의 경험은 스스로도 놀랄만큼 담대하고 두둑한 배짱으로 거듭남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 이불 속에서만 활개 치는 골퍼가 되지 말자. 시상권밖에 있는 하수라고 하더라도 스코어에 구애받지 않은 채 가급적이면 각종 아마추어대회에 적극 참가해 보자. 넓은 중원에서 수많은 고수들과 자웅을 겨뤄보는 용기를 발휘할 때 골프의 진수를 느끼는 진정한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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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영수 야디지코리아 회장 / 정리·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