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연아 키즈들’ 김해진(17·과천고)과 박소연(17·신목고)이 평생 잊지 못할 첫 올림픽 연기를 마쳤다. ‘퍼펙트’하지는 않았다. 나란히 작은 실수를 했다. 하지만 첫 올림픽 무대에서 17세 여고생은 대범했고 준비한 모든 걸 쏟아냈다.
커트라인은 유리 천장 같았다. 3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상위 24명 안에 들어야 했다. 그래야 한 번 더 빙상장 위에 설 ‘기회’가 주어졌다. 냉정히 말해, 값진 경험을 쌓으면서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프리스케이팅까지 연기를 하는 게 현실적인 목표였다.
투명하지만 꽤 두꺼운 그 유리천장을 깨트렸다. 전체 11번째 출전한 김해진은 54.37점을 얻어, 가볍게 커트라인을 통과했다. 49.14점의 박소연은 가슴 졸이며 커트라인 통과 여부를 지켜봐야 했는데, 희망의 빛줄기가 비춰졌다. 15번째 출전 선수인 앤 리네 예르셈(노르웨이)가 48.56점에 그치면서 박소연도 프리스케이팅을 할 기회를 얻었다. 오로지 실력으로 따냈다.
↑ 김해진은 20일 오전(한국시간)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커트라인을 통과했다. 한 차례 실수가 있었지만 어려움을 극복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첫 올림픽 무대였다. 종목을 막론하고 올림픽이라는 중압감은 누구에게나 크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겨루는 ‘경연장’이다. 17세 여고생이 이겨내기엔 무거웠을 터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긴장감이 온몸을 감쌌을 것이다.
그 때문일까. 첫 실수가 아쉬웠다. 김해진과 박소연은 약속이나 한 듯 첫 과제에서 실수를 했다. 김해진은 트리플 러츠 점프에서 착지가 불안해 1.80점이 감점됐다. 박소연도 첫 과제인 트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한 차례 밖에 뛰지 못했다. 0.30점이 깎였다.
선전했다. 큰 무대에서 주눅 들지 않고 준비한 걸 마음껏 뽐냈다. 이내 안정을 되찾은 김해진과 박소연은 안정감 있는 연기를 펼쳤다. 남은 과제를 성공했고, 표정 연기도 좋았다.
↑ 박소연은 20일 오전(한국시간)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커트라인을 통과했다. 한 차례 실수가 있었지만 어려움을 극복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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