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AC 밀란으로선 또 죽만 쓴 꼴이었다. 11일 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의 복사판 같았다. 유벤투스를 압도했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했고 결국 한방을 얻어맞았다. 마지막 집중력, 그 미세하지만 확연한 차이로 고개를 숙였다.
AC 밀란이 졌다. 안방에서 ‘라이벌’ 유벤투스를 잡고자 했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최근 유벤투스전 4연패다.
![]() |
↑ AC 밀란은 유벤투스에게 졌다. 경기를 잘 하고도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그리고 유벤투스의 카운터어택을 방어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AC 밀란은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유벤투스의 허리를 끊었다. 높은 볼 점유율 속에 쉴 새 없이 유벤투스를 몰아붙였다. 전반에만 16개의 슈팅을 날렸고, 골문 안으로 절반에 가까운 7개가 향했다.
일방적이었다. 유벤투스는 전반 18분 찬스를 제외하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경기 전 유벤투스의 우세가 점쳐졌던 걸 우습게 만들었다.
하지만 AC 밀란은 ‘안 되는 팀’이었고, 유벤투스는 ‘되는 팀’이었다. AC 밀란은 카카, 타랍, 파치니를 앞세워 날카로운 슈팅을 잇달아 날렸지만 골키퍼 부폰의 거미손을 뚫지 못했다. 그러다 유벤투스의 카운터어택 한방에 AC 밀란은 ‘KO’됐다.
전반 44분 유벤투스의 조직적인 공격 작업이 인상적이었지만, AC 밀란 수비의 집중력 저하도 큰 문제였다. 라미의 헤딩 클리어 미스로 촉발된 실점이었다.
경기 양상은 후반 들어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주도권을 장악하고 공격을 퍼부은 건 AC 밀란이었다. 유벤투스는 수비를 단단히 하며 AC 밀란의 공격을 막고자 했다.
그러나 AC 밀란의 마무리 부족은 계속됐다. 후반 5분 부폰의 패스 미스로 기회가 찾아왔으나, 폴리의 헤딩 슈팅은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폴리는 카세레스와 충돌로 다치면서 교체 아웃됐다. 지지리 되는 게 없는 AC 밀란이었다.
그리고 AC 밀란은 후반 23분 테베스를 느슨하게 뒀다가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잠깐 공을 넘겨준 사이, 또 무너진 셈이다. 경기 막바지 피를로와 포그바의 잇단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혔던 걸 고려하면, AC 밀란은 치욕적인 대패도 가능했다. 공격 및 수비 집중력 싸움에서 유벤투스에게 뒤졌다.
AC 밀란은 지난달 20일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골대 불운 속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게 0-1로 패했다. 파상 공세를 펼치고도 경
잡아야 할 경기를 놓치면서 AC 밀란의 도약도 힘들어졌다. 라치오가 피오렌티나를 1-0으로 이기면서 AC 밀란은 10위로 미끄러졌다. 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6위 파르마와는 승점 5점차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