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서민교 기자] 경북고 9년차 선후배 사이인 투수 배영수(33)와 유격수 김상수(24‧이상 삼성 라이온즈)가 훈훈한 동료애를 과시했다. 지난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아픈 기억 이후의 뒷이야기다.
배영수와 김상수는 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만나 웃음꽃을 피웠다. 배영수가 그때(?)의 일을 한창 털어놓고 있을 때 김상수가 기가 막힌 타이밍에 나타나 훈훈한 뒷담화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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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라이온즈 투수 배영수와 유격수 김상수가 4일 울산 문수구장 더그아웃에서 만나 유쾌한 동료애를 과시했다. 사진(울산)=서민교 기자 |
그 순간 둘의 표정은 엇갈렸다. 김상수는 스스로 심하게 자책했고, 배영수는 씁쓸한 미소로 김상수를 위로했다. 과연 경기 후 더그아웃 뒤에서도 같은 장면이 연출됐을까.
실제로도 그랬다. 배영수는 “김상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불규칙 바운드가 심했다”라며 오히려 후배를 감싼 뒤 “내가 그 뒤에 못 던진 것”이라고 자신을 탓했다.
배영수는 “내가 포수(이흥련) 말을 들었어야 했다. 송광민 타석 때 바깥쪽 사인을 보냈는데, 그 전에 몸쪽 공으로 더블을 잡은 기억 때문에 몸쪽으로 던졌다. 투심이 안 말렸다. 송광민이 다리를 뒤로 빼고 노려서 치더라”며 “맞는 순간 ‘내가 졌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부턴 무조건 포수 말을 들을 것”이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이어 배영수는 “작년엔 개막전에 8점을 줬는데…. 한화 타선이 잘 치더라. 그래도 피에한테 만루 홈런을 안 맞은 것이 어디냐. 사실 홈런인 줄 알고 놀랐었다. 한화 타선이 생각보다 강하더라”며 “그날 컨디션이 좋았는데 아쉽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배영수가 첫 등판 상황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을 때 김상수가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섰다.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는 배영수를 본 김상수는 “또 무슨 말을 한 거냐”고 화들짝 놀라 합류했다.
김상수는 “그때 경기 끝나자마자 ‘죄송했습니다’라고 했다. 정
이어 김상수는 “꼭 실책을 하면 영수 형일 때 임팩트 있게 한다”며 “앞으론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 다음부터는 다이빙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