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가 팀당 10경기 이상씩 치렀다. 초반 기싸움은 이미 끝났다.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벌어지면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타고투저’의 전망대로 투수전보다는 난타전 양상이 펼쳐지는 가운데 연장 비율이 늘고 있는 게 눈에 띈다.
4월 첫째 주까지 31경기를 치러 연장 승부는 지난 2일 광주 NC-KIA전, 딱 1번이었다. 비율은 3.2%였다. 우천 순연된 경기(2번)보다 비율이 낮았다. 그런데 점차 비중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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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는 지난 15일 잠실 넥센전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1-3으로 졌다. LG는 올해 가진 12경기 가운데 4경기가 연장 승부였다. 그리고 그 4경기에서 1무 3패로 부진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20-8이라는 기록적인 스코어가 나온 지난 11일 광주 롯데-KIA전 같이 일찌감치 승패가 갈린 경기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끝까지 물고 물리는 경기, 매섭게 뒤쫓는 경기가 많았다. 6점차가 나도 따라잡히거나 뒤집히기도 했다. 때문에 끝까지 안심할 수 없다
팽팽한 균형을 이루다가 9회 희비가 엇갈린 것도 4번이었다. 막바지까지 승패 여부를 판가름하기 어려웠다.
그 양상은 4월 셋째 주 첫 경기일에도 이어졌다. 15일 전국 4개 구장에서 열린 4경기 가운데 2경기가 연장 승부를 벌였다. 1주일 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잠실 넥센-LG전과 사직 NC-롯데전이 연장 혈투를 벌여 승자를 가렸다. 광주 한화-KIA전도 연장까지 갈 뻔했다. 9회 김선빈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이라는 진기록이 없었다면.
대구 두산-삼선전을 제외하고는 3경기 모두 끝까지 예측이 어려웠다. 또한, 어느 팀도 초반부터 치고 나가지 못했다. 멀리 달아나지 못하니 엎고 다시 뒤엎는 경기의 연속이었다.
점차 연장 승부가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끝까지 예측 불가능의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외국인타자 제도의 도입으로 타격이 강화되기도 했지만 저마다 불펜이 취약하다는 공통된 고민도 있다.
흥미로운 건 연장 승률이 순위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연장 순위과 시즌 순위가 비례한다는 것이다.
NC, 넥센, 롯데, KIA, LG 등 5개 구단이 1번이라도 연장 승부를 가졌다. 삼성, 두산, SK, 한화 등 4개 구단은 아직 연장 승부를 경험하지 않았다.
단독 1위에 올라있는 NC는 연장 승부 최강자다. 3번 했는데 모두 이겼다. 매주 1번씩 연장 승부를 벌였는데 KIA, LG, 롯데를 차례로 이겼다.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은 넥센도 1번 해서 이기면서 승률 100%다. 4위 롯데도 1승 1무 1패로 연장 승률 5
최하위 LG는 연장에서도 이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4번(33.3%)을 했는데 1무 3패를 올렸다. LG가 3승 1무 8패로 순위표 맨 아래 있는 건 연장만 가면 약해지는 게 컸다. 연장 승률 반타작만 했어도 LG의 현주소는 꼴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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