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태국 방콕) 이상철 기자] 우승 꿈은 좌절됐다. 하지만 이승우(바르셀로나)는 왜 자신이 ‘리틀 메시’인지를 보여줬다.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을 빛낸 ‘최고의 별’이었다.
이승우는 20일 한국의 AFC U-16 챔피언십 우승을 위해 분발했다. 북한과 대회 결승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풀타임을 뛰면서 공격을 주도했지만 한국의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매 경기 터졌던 이승우의 골은 이날 딱 한 번 침묵했다.
목표는 우승이었다.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정상을 탈환하면서 역대 최다 우승국(3회)의 역사를 쓰는 게 이승우의 꿈이었다. 그 꿈은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이승우는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보여줬고, 자신의 향한 기대와 관심에 부응했다. 득점왕(5골) 및 최우수선수(MVP) 등 개인상을 독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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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AFC U-16 챔피언십 결승에서 북한에게 역전패를 했다. 하지만 이승우(사진)는 집중견제 속에서 자신이 가진 기량을 모두 보여줬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북한도 이승우를 모르지 않았다. 아니, 이승우의 존재감을 익히 알고 있었다. 이승우는 집중 견제 대상이었다. 볼을 잡으면 늑달같이 달려들어 방해를 했다. 상대의 팔에 얼굴을 맞고, 다리가 차였다. 그라운드에서 쓰러지는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집중 견제와 거친 수비에도 이승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신만의 플레이를 침착하게 펼쳤다. 무리하게 개인 플레이를 하지도 않았다. 좌우 측면으로 빠져 움직이는 장결희(바르셀로나), 유승민(영생고)에게 패스를 찔러줬다.
이중 태클도 가볍게 피하는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도 위협적이었다. 상대가 뒤에서 밀고 어깨로 밀어붙여도 하체 균형이 흔들리지 않으니 거침이 없었다.
전반 16분과 전반 29분에는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클래스를 보여줬다. 수비수 1,2명을 가볍게 제친 후 날카로운 슈팅을 때린 것. 북한 골키퍼 리철성이 가까스로 막아낼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이승우의 위압감은 대단했다. 후반 7분 이승우가 홀로 치고 들어갈 때 북한 수비수는 거칠게 이를 막았다. 경고를 받더라도 실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승우에 대한 집중 견제는 더욱 심해졌다. 특히 북한이 후반 21분 최성혁의 골로 승부를 뒤집으면서 더욱 그러했다. 수
이승우는 ‘찬스메이커’로 한방을 노렸다. 후반 33분 절묘한 패스로 박상혁(매탄고)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줬지만 북한 골키퍼 리철승의 선방에 울어야 했다.
한국은 분패했다. 정상 문턱에서 다시 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승우만은 화려하게 빛났다. 골만 없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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