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의 치열한 스플릿 전쟁도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경기를 남겨놓고, 상위리그(그룹A)로 가는 티켓 3장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어느 때보다 혼전 양상이었지만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이번 주말 열리는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결과에 따라 일찌감치 결정될 수 있다.
K리그에는 첫 강등제를 실시했던 지난 2012년 스플릿 제도가 도입됐다. 우승권과 강등권을 구분해 더 박진감 넘치는 경쟁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상위리그에 오를 경우, 적어도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떨어질 일은 없었다. 마음 편히 시즌을 마칠 수 있으니 자연스레 팀마다 상위 50% 이내에 들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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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은 최근 3연패 포함 5경기 연속 무승이다. 상주전마저 못 이기면 상위리그 진입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사진=MK스포츠 DB |
그 ‘흥미’가 올해도 지속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판을 일찌감치 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위리그가 확정된 팀은 전북(승점 62점), 수원(57점), 포항(52점)이다. 제주(47점)를 비롯해 서울(46점), 전남(44점), 울산(41점) 등 4개 팀이 3장의 티켓을 놓고 겨룬다.
제주는 가장 유리한 위치다.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따도 자력으로 상위리그를 확정한다. 그러나 2경기를 그르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모른다. 상대도 포항, 경남으로 다소 껄끄럽다. 때문에 18일 포항을 홈으로 불러들여 어떻게든 승점을 챙겨 마음고생을 덜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서울과 전남은 중요한 순간 광양에서 맞붙는다. 승자가 모든 걸 가져갈 수 있다. 서울이 이기면 상위리그 확정, 전남이 이기면 5위에 올라 매우 유리한 고지를 잡는다. 반면, 패자는 가시밭길이 펼쳐질지 모른다.
특히, 울산이 상주를 이기고 전남이 서울에 패하면 6위와 7위의 순위가 뒤바뀐다. 뒤집기에 성공한 울산은 성남과 마지막 경기마저 승리할 경우 극적으로 상위리그에 남는다. 울산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다.
상주를 상대로 5승 2무로 매우 강했던 울산이다. 서울과 전남 둘 중 한 팀만 쫓을 수밖에 없고, 현실적으로 손에 닿을 위치의 전남이 목표다. 상주전보다 하루 먼저 열리는 광양 혈투에서 서울의 승리를 바라는 울산의 솔직한 마음이다.
하지만 스플릿 전쟁은 오는 26일까지 안 가고 김이 빠질 수 있다. 울산이 ‘흥행’의 가장 큰 열쇠를 쥐고 있다. 남들 응원하기보다 자신들이 잘 해야 하는 상황이다.
울산이 상주를 못 이길 경우, 모든 게 끝난다. 상주전 패배는 사실상 종료다. 전남이 서울을 이기거나 비기고, 울산이 상주에 패하면 둘의 승점차는 4점~6점으로 벌어져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는, 그 피 터지는 스플릿 전쟁이 조기 종료될지 아니면 예정대로 치러질지는 32라운드에서 결정된다. 하늘이 돕기 전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울산이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