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러시아의 쌀쌀한 날씨는 레버쿠젠의 공격력도 움츠러들게 했다. 그러나 손흥민의 한 방은 레버쿠젠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레버쿠젠은 힘겨운 러시아 원정에서 승점 3점을 따내며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레버쿠젠(독일)은 5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제니트 ‘페트로프스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4차전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러시아)와의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이날 풀타임을 뛰면서 여러 차례 득점 찬스를 만들었고, 결승골과 추가골을 집어넣었다.
레버쿠젠은 전반 볼 점유율(47%)에서 다소 뒤처졌지만, 슈팅 숫자(괄호 안 유효슈팅)에서 7(2)대 6(1)으로 앞섰다. 레버쿠젠의 전반 공격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간헐적인 패스플레이로 득점 찬스를 얻긴 했지만, 중원플레이가 세밀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벨라라비는 무리한 슈팅과 개인드리블을 앞세워, 팀플레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그래도 손흥민은 레버쿠젠 공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전반 18분 날카로운 침투패스로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거나 전방과 측면을 아우르는 저돌적인 돌파로 제니트를 위협했다. 전반 35분과 후반 1분 손흥민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은 상대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특히 역습과 드리블에 능한 손흥민은 상대 미드필더 다니와 비첼 등으로부터 반칙을 얻어내기도 했다.
전반 중반부터는 홈팀 분위기였다. 2선에 다니와 최전방의 케르자코프는 전반 21분과 23분 결정적인 찬스를 가져갔다. 다니의 정확한 패스는 케르자코프에게 단독 찬스를 열어줬다. 다행히 레노 골키퍼가 적극적으로 막아서 실점을 저지했다. 제니트는 몇몇 역습 찬스에선 매서웠지만, 단순한 플레이로 레버쿠젠의 단단한 수비를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중반부터 레버쿠젠은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맞섰다. 헐크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상대의 활발한 공격을 막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러나 프리킥 기회를 살려낸 레버쿠젠이 먼저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후반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연달아 2골을 넣었다. 후반 23분 프리킥 찬스에서 손흥민은 정확하게 오른발로 밀어 넣는 슈팅(벨라라비 도움)으로 골망을 갈랐다. 5분 뒤, 손흥민은 또 다시 추가골을 집어넣으며 자신의 진가를 유럽 전역에 알렸다. 가라이, 비첼, 가르시아 등이 버티고 있는 유럽 최강 수비라인을 둔 제니트도 손흥민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졌
레버쿠젠은 후반 44분 상대 론돈에게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적지에서 2-1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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