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제주도 서귀포) 이상철 기자] 제주도 전지훈련 나흘째, 슈틸리케호의 훈련 풍경도 바뀌었다. 변덕스런 날씨가 포근해 진만큼 훈련 분위기도 참 따뜻했다.
지난 사흘간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경쟁으로 비장함까지 느껴졌는데, 18일 훈련은 달랐다. 가벼웠다. 시종일관 즐거웠고 웃음꽃이 피어났다. 따사로운 햇살 탓도 있지만 그보다 더 따뜻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 때문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8일 오전 9시30분 제주도 서귀포시의 시민축구장에서 2시간여 훈련을 가졌다. 날씨가 참 좋았다. 지난 15일 제주도에 도착한 이후 매일 악천후와 싸웠던 슈틸리케호다. 그러나 이날 하늘은 맑기만 했다. 비나 눈은 없었고, 강한 바람도 불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기대했던 그 기후였다.
김은선(수원), 박종우(광저우 부리)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26명의 태극전사가 이날 훈련에 참가했다. 훈련 강도는 낮았다. 하루 전날인 17일처럼 가벼이 실시했다. 3개 조로 나눠 패스 훈련을 하더니, 이번에는 3개 그룹으로 구분해 제각각 다른 훈련을 했다. 공격 연계 플레이 및 상황별 조직적으로 약속된 움직임 등을 강화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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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이 18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의 시민축구장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서귀포)=이상철 기자 |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놀이’에 가까웠던 훈련을 했다. 소집 초반 강도 높은 훈련으로 힘쓴 선수들을 고려한 것이다. 또한, 이날 오후 피지컬 트레이닝이 예정돼 있어 ‘관리’가 필요하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 속에 선수들은 보다 편안한 마음가짐 속에 뛰어다녔다. 힘을 바짝 줬던 눈빛도 다소 풀렸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이날 훈련 마지막에서도 잘 드러났다. 마지막 프로그램은 ‘전투축구’였다. 흔히 군대에서 여러 개의 볼을 갖고서 집단으로 축구를 하는 방식과 다르지 않았다. 볼 두 개를 갖고서 24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한데 어울렸다.
3세트로 진행된 전투축구는 세트가 진행될수록 그라운드가 넓어졌다. 초반에는 좁은 공간에서 우당탕탕 볼을 다툴 수밖에 없었다. 기존 A대표팀에서 경험하지 못한 훈련인 데다 볼 관리가 쉽지 않으니 선수들도 적응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첫 세트를 마친 뒤 선수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훈련일 것이다. 그러나 볼이 많으니 다양한 경기 상황이 연출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대처 능력을 기르기 위함이다”라고 훈련 목적 및 효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딱딱한’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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