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프로미식축구(NFL) 사무국이 누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
‘ESPN’ 등 미국 언론들은 9일(한국시간) 로버트 뮬러 전직 FBI 국장이 주도한 조사 결과, NFL 사무국이 전 볼티모어 레이븐스 러닝백 레이 라이스의 부인(당시 약혼자) 폭행 장면이 담긴 ‘레이 라이스 비디오’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뮬러는 보고서를 통해 “NFL 사무국이 비디오가 대중에 공개되기 전 이를 보유했거나 봤다는 주장에 대해 증거가 없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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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FL 사무국이 약혼녀를 폭행한 레이 라이스(사진)의 현장 비디오를 입수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라이스는 당시 폭행했던 약혼녀 재나이 팔머(왼쪽)과 결혼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이들은 내부 관계자의 증언과 비디오가 NFL 사무국에 도착했음을 확인하는 음성 메일까지 공개하며 NFL이 진실을 알고도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라이스는 지난 2월 미국 뉴저지주 아틀란틱 시티의 한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약혼녀인 재나이 팔머와 말다툼을 벌이다 폭력을 행사했다. NFL 사무국은 이에 대해 5월 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9월 ‘TMZ’가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비디오를 공개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이 비디오에는 라이스가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 바로 주먹을 날렸고, 이에 맞고 기절해 쓰러진 아내를 끌고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가는 장면이 그대로 포착됐다.
NFL 사무국은 그때서야 뒤늦게 그에게 영구 제명의 징계를 내렸다. 라이스는 볼티모어 구단에서 방출됐다.
NFL이 비디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AP통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NFL은 폭력 사태의 전말을 알고도 경징계를 내린 뒤 여론이 악화되자 뒤늦게 중징계를 내린 것이 돼 큰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로저 구델 커미셔너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전직 FBI 국장이 나선 조사가 시작됐고, 그 결과 NFL 사무국은 어느 정도 누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
누명은 벗었지만,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다. 뮬러는 보고서를 통해 NFL 사무국이 보다 적절한 조사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건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위해 더 많은 정보가 있었어야 했지만, 심지어 현장에 대한 비디오조차 없었다”며 NFL의 초반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NFL 사무국이 정보 확보를 위해 사건을 수사한 경찰, 지역 검찰,
이번 사건은 NFL을 비롯한 미국 주요 프로스포츠로 하여금 선수들의 가정 폭력에 대한 강화된 규정을 도입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리그의 이미지에 적지 않은 흠집을 남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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