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군데렐라’ 이정협(상주)이 ‘꿈’을 이뤘다. ‘근호 형’처럼 큰 무대에서 골을 넣고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던 그는 아시안컵에서 그 꿈을 이뤘다.
도전과 도박 사이에서 이정협이 사고를 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정협은 17일 2015 아시아축구연(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호주와 3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이정협의 골로 호주를 1-0으로 이겼다.
A조 1위 자리를 놓고 겨루는 중요한 한판이었다. 또한, 앞서 조별리그 2경기에서 부진했던 터라,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하루 전날 기자회견에서 무승부를 싫어한다면서 호주전 필승을 외쳤다. 그러면서 꺼낸 카드가 이정협이었다.
A매치 첫 선발 출전. 이정협은 3경기를 뛰었지만 모두 후반 교체로 나갔다.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은 20분이 안 됐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했다. 신선함을 넘어 파격적인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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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협이 17일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호주전에서 전반 32분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호주 브리즈번)=AFPBBNews=News1 |
골을 넣은 뒤 이정협은 골문 뒤 관중석을 향해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러시아전에서의 이근호 세리머니와 같았다.
당시 ‘선임병’의 세리머니를 지켜본 ‘군인’ 이정협은 마냥 부러웠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정협은 “나도 (이)근호형처럼 큰 무대에서 골을 넣은 뒤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하는 게 꿈이다. 그래서 국군체육부대장님께 칭찬을 받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불과 1달 만에 그 꿈을 달성했다.
이정협의 골은 승부의 흐름을 뒤바꿨다. 전반 30분까지 호주의 경기주도 아래 일방적으로 밀렸던 한국
이정협 선발 출전은 호주전 필승의 깜짝 카드였다. 슈틸리케 감독의 그 수는 ‘신의 한 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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