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오리아) 서민교 기자] 홍성흔(39‧두산 베어스)의 이적, 그리고 조성환(39‧KBS N 해설위원)의 은퇴…. 롯데 자이언츠는 팀의 중심이 되어 줄 베테랑 선수가 모두 떠났다.
그러나 미국 애리조나 롯데 스프링캠프에는 거인으로 다시 돌아온 임재철(39)이 있었다.
임재철은 1999년 롯데에서 프로 무대 첫 발을 내딛은 뒤 대구, 대전, 서울을 찍고 12년 만에 다시 친정팀 부산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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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로 12년 만에 돌아온 임재철이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있는 롯데 스프링캠프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사진(美 피오리아)=옥영화 기자 |
임재철은 두산을 떠날 때 코치 제의도 받았다. 하지만 현역 선수의 아쉬움을 씻어내기 위해 LG로 이적했다. 하지만 임재철은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1군이든 2군이든 그는 “내가 아직 부족한 탓이다. 몸을 더 잘 만들어야 한다”며 끊임없이 훈련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빠졌던 맏형 임재철에게 후배들의 조력자 역할을 부탁하기도 했다. 임재철은 그런 존재였다.
롯데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종운 롯데 감독이 임재철을 부른 것은 맏형으로서의 역할이다. 지난해 내홍을 심하게 격은 롯데의 선수단 분위기를 흔들리지 않게 잡아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임재철은 “책임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다시 롯데로 왔고 예전의 분위기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캠프에서 만난 임재철은 그 기대, 그 모습 그대로였다. 선수들에게 특별히 말을 하지 않아도 몸으로 모범을 보였다. 야간훈련에서도 까마득한 후배들과 섞여 배팅 훈련에 나섰다. 성실과 철저한 몸 관리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롯데의 팀 분위기는 지난해 캠프와 180도 달라져 있었다. 포수 강민호도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아졌다. 작년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임재철도 예상했던 것과 다른 롯데의 분위기에 놀랐단다. 그는 “사실 캠프에 오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다. 작년에 안 좋은 일들이 많아 캠프 분위기도 좋지 않으면 어떡하나 고민도 했다”고 했다.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팀 분위기는 정말 좋다. 깜짝 놀랐다.”
임재철은 지난해 LG에서 최하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기적을 경험했다. “LG에 있을 때 승패 차이가 –16승인 상태에서 4강에 들었다. 롯데도 그렇게 만들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런데 선수들을 보면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덧붙여 그는 “분위기만 잘 추스르면 이러다 정말 일을 낼 수도 있겠다”고 했다.
임재철은 단지 팀을 위한 조력자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롯데에서 뛰게 된 이상 마지막 현역선수 생활의 끝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는 “지
임재철의 등번호는 27. 과거 롯데서 7번을 달았던 임재철은 두 번째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는 의미로 두 숫자를 조합했다. 다시 뛰는 임재철처럼 롯데도 다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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