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포커스] 김정훈, 넥센 필승조를 레벨업한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올 시즌 넥센 히어로즈의 큰 화두는 선발진 강화다. 선발투수는 넥센이 2008년 창단한 이후로 가장 큰 고민인 부분이었다. 특히 토종선발진 구축이 그랬다.
결국 넥센은 2년 연속 홀드왕 한현희를 선발로 전환했다. 하지만 한현희는 넥센의 필승조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던 투수다. 지난해 넥센이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이뤄진 필승조때문이었다. 자칫 한현희의 선발 전환은 뒷문이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모험과 같은 결정이었다.

↑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 텍사스 볼파크에 스프링 캠프를 차린 넥센 히어로즈가 훈련을 가졌다. 문성현, 김정훈이 훈련을 마치고 카메라를 향해 장난을 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천정환 기자

하지만 한현희의 선발전환에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상무에서 전역한 우완투수 김정훈 때문이었다. 김정훈은 2010년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프로 데뷔 이후 두 시즌 성적은 초라했다. 총 1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6.11에 그쳤다. 이후 상무에 입대해 본격적인 프로 수업을 받았다. 상무 시절 김정훈의 퓨처스리그 성적은 뛰어났다. 2년 연속 12세이브를 기록하며 구원 부문 1위에 올랐다. 마무리투수로서 괄목한 만한 성적을 낸 것은 염경엽 감독 눈에 들 수밖에 없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주목받은 투수도 김정훈이었다. 직구 150㎞에 육박하는 구속을 갖췄고, 변화구의 제구력도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가장 기대가 큰 구종은 체인지업이다. 스스로 2년간 갈고 닦았다고 자신하는 주무기이기도 하다. 김정훈은 “상무에 있는 동안 다른 것을 많이 바꾸려고 하진 않았다. 하나라도 완벽하게 만들어서 나오자는 생각이었다”며 “2년간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만들어 나오려고 노력했다”고 자신 있게 웃었다.
김정훈의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전체 2순위로 입단했지만 별로 보여준 게 없다. 그는 “신인 때는 투구 폼을 교정하는 단계였고,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상무에 입대했다. 군대에서 칼을 갈았다”고 밝혔다.
올 시즌 각오가 남다른 김정훈의 롤모델은 역시 한현희다. 2년 후배지만 한현희의 길을 걸어야 자신도 살고, 팀도 산다. 김정훈은 “1군 엔트리에 먼저 드는 것이 첫째 목표”라면서도 “한현희가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했다. 내가 그 뒤를 잇고 싶다. 3년 연속 홀드왕을 하고 싶은 것이 마음 속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1군 무대를 향해서는 순항 중이다. 17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자체 청백전에서 백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정훈은 1이닝을 무실점을 막았다. 서건창에게 안타 한 개를 맞았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상대로 삼진 두 개를 잡아냈다. 총 투구수도 17개로 나쁘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도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를 결산하며 “김정훈과 문성현 등이 단단해졌다”고 콕 집어서 칭찬했다. 역시 올해 넥센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는 김정훈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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