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4~5선발 경쟁이 치열하다. 양상문 LG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에서 갖는 연습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복안이다. 연습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선발 후보로 꼽혔던 장진용과 임지섭이 한 발 다가섰다.
LG는 애리조나 캠프에 이어 오키나와 캠프에서 가진 5차례 연습경기에서 2승3패의 성적을 냈다. 베테랑 선수들을 제외한 채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파트는 투수. 특히 선발 후보군에 예리한 시선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 LG는 3연패 뒤 2연승을 거뒀다. 2승 선발투수들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 선발승의 두 주인공은 장진용과 임지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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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선발 후보로 꼽히고 있는 우완 투수 장진용의 미국 애리조나 피칭 모습. 사진=MK스포츠 DB |
이어 22일 SK 와이버스전에는 좌완 기대주 임지섭이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다. 불펜으로 2경기에 나섰던 임지섭은 이날 선발 등판해 3이닝 3탈삼진 3피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한 신고식을 마쳤다. 김광현이 선발로 나선 SK를 2-0으로 꺾었다. 현지 기후 탓에 6이닝만 치러진 경기서 승리투수가 됐다. 상대가 김광현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LG는 시즌 초반 류제국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 힘들다. 두 외국인 투수 루카스 하렐과 헨리 소사,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우규민이 1~3선발을 맡고 나머지 4~5선발을 새로운 선발진으로 채워야 한다. 류제국이 복귀하더라도 신정락의 군 입대로 확실한 5선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LG는 장진용과 임지섭 외에 김광삼 임정우 신동훈 유경국 등이 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장진용과 임지섭이 두 차례 연습경기서 무실점 투구로 승리를 챙기면서 한 발 치고 나선 것은 분명하다.
캠프 내내 투수들의 몸 상태를 체크한 양 감독과 강상수 투수코치는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고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단지 기록적인 결과만 놓고 선발을 결정하진 않는다. 투구 내용과 구위 등 세밀한 체크리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장진용은 지난 2004년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1군에서 보내는 시간은 적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18경기 등판해 4승3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양 감독의 눈에 띄었다. 이후 1군에 이름을 올리고 4경기 등판해 2패만 남겼지만, 평균자책점은 2.45를 기록했다.
장진용의 가장 큰 장점은 경기 운영이다. 최고 구속이 130㎞대에 머물고 있지만, 완급 조절과 절묘한 볼 배합으로 여유 넘치는 피칭을 하는 것이 강점이다. 충분히 ‘느림의 미학’으로 승부를 할 수 있는 투수다.
임지섭은 반대다. 최고 구속이 150㎞에 육박하는 좌완 강속구 투수다. 이제 프로 2년차. 아직 경험 부족으로 투박하다. 1년 가까이 2군서 특별관리를 받으며 선발 수업을 마친 뒤 시험대에 서 있다.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의 활용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다.
LG의 선발진은 다양하지 않다. 사이드암 우규민을 제외하면 우완 일색으로 비슷한 유형이 많다. 상대 타자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그런 점에서 장진용과 임지섭은 장점이 있다. 두 차례 연습경기 결과는 실전 기회의 눈도장이었다.
양 감독의 신중론 뒤로 LG의 4~5선발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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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의 좌완 신예 임지섭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훈련 모습. 사진=MK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