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오범석(수원)의 재치 있는 한방이 대한민국 프로축구 K리그의 자존심을 세웠다. 일본 J리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첫 승 꿈을 좌절시켰다.
수원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우라와 레즈를 2-1로 이겼다. 0-1로 뒤진 후반 11분 오범석이 동점골을 터뜨린데 이어 후반 42분 레오가 결승골을 넣었다.
K리그와 J리그는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라운드에서 웃지 못했다. 지난 24일 가진 2경기에서 나란히 1무 1패를 기록했다. K리그 클래식 우승팀 전북 현대와 J리그 우승팀 감바 오사카는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J리그는 이날 수원-우라와전에 앞서 치러진 경기에서 가시마 앤틀러스가 ‘디펜딩 챔피언’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에게 1-3으로 졌다. 감바 오사카에 이어 가시마까지 안방에서 패해 충격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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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범석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수원-우라와의 1차전에서 후반 11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사진(수원)=정일구 기자 |
우라와의 승리, 그리고 J리그의 첫 승 분위기로 흘러가는 듯 했다. 이는 곧 K리그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꼴이었다. 수원마저 우라와에 패할 경우, ‘무승’의 위기에 직면하는 건 K리그였다. J리그 첫 승의 제물이 된다는 것도 용납하기 어려웠다.
그 의지가 골을 빚었다. 후반 11분 빅버드에서는 더 큰 함성이 터졌다. 수원의 동점골에 우라와 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수원 팬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외쳤다.
오범석의 오른발이 빛났다. 오범석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린 게 골문 안쪽으로 들어갔다. 허를 찔린 골키퍼 니시카와 슈사쿠가 몸을 날렸으나 역부족이었다.
행운이 따른 판타스틱 골이었다. 우라와의 자축 분위기에 찬물을 뒤집었다. 그리고 이 한 골로 경기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수원이 K리그의 AFC 챔피언스리그 첫 승을 거뒀다. K리그의 자존심을 세우면서 우라와와 J리그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오범석의 기막힌 한방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역전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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