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언제부턴가 긴 패스 비중이 높은 ‘뻥축구’는 수준 낮은 방식으로 인식된다. 루이 판할(64·네덜란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손수 통계자료를 배포하면서까지 ‘뻥축구’를 하지 않는다고 반박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는 5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가 끝나고 “이번 시즌 맨유는 골키퍼에 대한 백패스가 리그에서만 442회에 달한다”면서 “이는 2014-15 EPL 단일팀 최다”라고 공개했다.
거의 모든 골키퍼는 필드플레이어보다 짧은 패스의 정확도나 공을 다루는 기술이 떨어진다. 자신에게 오는 패스의 상당수를 긴 패스로 처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맨유의 다비드 데헤아(25·스페인)가 이번 시즌 EPL 50% 이상 출전 골키퍼 중에서 패스성공률 3위라고 하나 70%를 넘지 못한다.
2014-15 EPL에서 맨유는 비거리 22.86m 이상의 긴 패스를 경기당 44.3회 성공하고 있다. 이는 2위 사우샘프턴 FC의 35회보다 1.27배나 많은 압도적인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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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헤아가 프레스턴 노스엔드와의 FA컵 5라운드 원정에서 경기장 스크린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프레스턴)=AFPBBNews=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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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할이 선덜랜드와의 EPL 홈경기 승리 후 필드를 떠나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맨체스터)=AFPBBNews=News1 |
물론 판할이 맨유가 뻥축구가 아니라고 주장할만한 근거도 존재한다. 맨유는 비거리 22.86m 미만의 짧은 패스 성공에서도 경기당 424.3회로 맨체스터 시티의 479.6회 다음으로 이번 시즌 EPL 2위에 올라있다. 점유율은 60.2%로 2위 맨시티의 59.8%보다 높은 리그 1위다.
긴 패스만으로 점유율 우위를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 판할은 “맨유는 경기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 짧고 긴 패스 모두 잘한다”고 주장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14-15 EPL 24라운드 원정(1-1무) 이후 상대 감독 샘 앨러다이스(61·잉글랜드)의 비판으로 촉발된 ‘맨유 뻥축구’ 논란에서 판할은 맨유의 긴 패스 비중이 웨스트햄보다 낮다는 것만 제시하여 빈축만 샀다.
이번 시즌 EPL 전체로 봤을 때 맨유의 긴 패스 빈도가 높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물론 감독의 평판은 패스의 거리보다는 성적에 좌우된다. EPL 최다우승을 자랑하는 맨유를 지금처럼 리그 4위가 아닌 더 높은 곳으로 이끈다면 패스의 길고 짧음을 지적받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dogma01@maekyung.com]